상장을 추진 중인 티몬과 11번가가 기업가치 평가기준 중 하나인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주택이나 자동차 같은 고가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쿠팡과는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몸값 100조’ 쿠팡의 성공 신화에 자극을 받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최근 티몬은 온라인 시장의 미개척 분야인 주택(오피스텔 분양권)과 자동차(전기차·중고차)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주택이나 수천만 원에 이르는 자동차의 경우 거래가 한 건만 있어도 거래액을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티몬에 앞서 11번가도 지난 2019년 코란도 판매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800여 대의 자동차를 팔며 거래액을 늘렸습니다.
이커머스 기업가치 평가기준인 ‘거래액’을 늘려 성장성을 인정받겠다는 계산입니다.
실제 지난해 11번가와 티몬의 거래액은 각각 10조 원(4위)과 5조 원(6위)으로 1위인 네이버쇼핑(27조 원)이나 2위인 쿠팡(22조 원)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김선형 L&S홀딩스 대표 :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중인) 티몬은 2017년 적자로 상장 1차례 실패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4,000억 원 조달을 통해 `자본 결손금을 정리` 했는데요. 티몬, 11번가 두 기업 모두 손실 있는 부분을 투자금를 통해 메꿔 온 방식입니다. 따라서 흑자전환·재무구조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선두권 기업(네이버·쿠팡·이베이코리아 등)과의 격차가 워낙 커, 투자자들을 납득시킬 만한 매출 신장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 쿠팡이 100조 원에 상장됐으니까 최소 3~4조 원 받을 수 있지 않냐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티몬과 11번가 같은 공산품 중심의 오픈마켓 업체들의 기업가치와 상장가격에는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티몬과 11번가는 쿠팡처럼 공산품 중심의 오픈마켓이란 점에서, 이미 5조 원에 이르는 실탄을 장전한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면 이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핵심 경쟁력 없이 일시적인 거래액 증가와 깜짝 흑자 전환만으론 `쿠팡 프리미엄` 즉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