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오르는 금리..커지는 영끌족 이자부담 [경제뷰포인트]

지수희 기자

입력 2021-03-26 17:29   수정 2021-03-26 17:29

    <앵커>
    다음주 주요 일정과 이슈, 증시 영향을 짚어보는 경제뷰포인트 시간입니다.

    증권부 정경준기자, 정경부 지수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앵커>
    첫번째 소식, 지난주에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 전해주셨는데, 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다음주 한국은행이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합니다.

    지난해 기준 가계대출이 1700조에 달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 금리도 오르고 있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까지 자료만 봐도 가계대출 금리가 5개월 연속 올랐는데요.

    2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한은의 기준금리는 지속적으로 0.5%에 머무르고 있는데 가계대출 금리가 이렇게 계속 오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보금자리론` 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보금자리론은 장기 국고채 금리에 연동됩니다.

    우리나라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최근 2%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서 은행들을 압박하면서 은행들도 우대금리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금씩 올리고 있습니다.

    이 덕에 신용대출 증가세는 조금 주춤한 상황이지만 주택담보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계 금리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영끌 빚투로 투자하신 분들은 금리가 오를 때마다 압박감이 심할텐데 지금보다 금리가 더 오른다고 하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는데요.

    <기자>
    네, 어제 한국은행이 금융안정 보고서를 냈습니다.

    지난해 7월 이후 가계와 기업의 채무 상환 부담이 얼마나 늘었는지 분석한 자료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0.06%포인트, 신용대출의 경우 0.09%포인트 상승해서 총 이자는 약 4천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시장금리 상승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한은은 판단했는데요.

    하지만 쉽게 지나치기 힘든 답변이 질의 응답시간에 나왔습니다.

    가계뿐 아니라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통계에 잘 반영되고 있지 않아 우려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민좌홍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 : 현재 연체율이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주들의 채무 상황능력을 나타내고 있지 않습니다. 기업과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의 대부분의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데 그럼에도 드러난 연체율은 미미합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나 정부의 금융지원 원리금 상환유예조치들이 이런 조치들이 실제 신용위험이 드러나는 것이 드러고 있지 않습니다. 이런 조치들이 항구적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할 때는 실제 신용위험과 드러난 지표들 과의 괴리가 유의해야할 것이 아닌가..]

    <앵커>

    한국의 대출이자에 영향을 미치는 미 국채금리를 살펴보면 변동성은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요인이 적지 않죠?

    <기자>

    1.70%를 넘어섰던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최근 진정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지표 개선 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선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일시적인 숨고르기 차원으로 분석됩니다. 또 최근 미국 내 증세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따른 채권시장 수급측면에서의 부담 완화도 기대됩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습니다. 금리 급등세 진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증시는 이렇다할 큰 반등을 보이지 못했는데요.

    시장이 금리 외 또다른 새로운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유럽의 재봉쇄 조치, 미·중 갈등과 맞물린 지정학적 리스크 재부각, 그리고 신흥국과 선진국간 성장 불균형 등에 따른 우려감 등이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의구심으로 재차 확대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더해 본격적인 미국 내 증세 논의도 금융시장의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등 추가부양책과 맞물려 자금조달 차원의 증세 검토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주식시장에 그다지 긍정적인 이슈는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자>

    사실 부양책 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장금리가 밀려 올라간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올해 초 1.9조 달러에 이어 내주엔 3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투자 등 추가부양책 발표가 예상되는데요.

    이 때 증세 문제도 함께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인세율 인상과 고소득층 증세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주식시장엔 부정적으로 작용될 공산이 적지 않습니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법인세율이 21%에서 25%로 높아지면 기업이익은 5%가 감소되고, 경기부양책의 직접적인 혜택은 크지 않고 오히려 규제의 압박이 높아지는 대형 기술주에는 부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어서 두번째 소식으로 넘어가보죠.

    백신접종률도 높아지고, 코로나 상황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최근 물가가 꿈틀 거리고 있는 상황인데 기업들도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1년 동안 코로나로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가 억눌려 있다 보니 기업들도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사실 가격인상을 못하고 있었는데요.

    코로나 진정세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조금씩 가격을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CGV가 지난해 10월에 관람료를 1000원 올린 이후 6개월 만에 다음달 2일부터 1천원 인상키로 했습니다.

    오비맥주도 다음달 1일부터 카스와 카프리 등 업소용 제품군에 한해 출고가의 1.36%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이 회사들의 가격인상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업계들로도 가격 인상이 이어지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업계 주도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관련 업계 기업들 모두 가격 인상을 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CGV가 가격을 올리자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가격을 올렸고요.

    이번에 오비맥주가 가격을 올리면 하이트 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의 맥주업계의 줄인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문제는 가격인상이 비단 두 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품 가격 인상에 소비 폭발이 더해질 경우 인플레이션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박형수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객원교수 : 기업들도 굉장히 어려운 1년을 거쳤기 때문에 기업들도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난 1년동안 소비만 억제됐던게 아니라 가격인상도 억제돼 있는 상황이거든요, 기업 재무 상황 탈출 위해서 가격을 인상하려고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고요. 이런 다양한 문제들이 코로나19 이후에 벌어질텐데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조기에 가시화 될 수 있고, 아니면 중장기적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앵커>

    이제 본격적인 1분기 실적시즌에 들어섰는데, 증시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상장사 191곳의 1분기 실적추정치를 봤더니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8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달전 추정치와 비교해서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경기회복 기대감과 맞물려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적이 받쳐준다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상쇄라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기대됩니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이자부담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비용 증가 부분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의 실적에 어떻게 반영되면서 지속적인 실적개선을 이어나갈지가 관심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다음주 주목해야할 증시 주요 일정도 살펴주시죠.

    <기자>

    오는 6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1분기 어닝시즌에 들어갑니다.

    유동성 중심의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의 국면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주 중반에는 미국의 추가부양책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예정입니다. 인프라 등의 투자에 약 3조~4조 달러 규모가 전망됩니다. 분기말 리밸런싱과 맞물려 수급측면의 변화 여부도 주목대상입니다.


    <앵커>
    네, 증권부 정경준, 정경부 지수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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