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으로 쓴 글"…온라인 행사서 학자들 램지어 성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왜곡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대해 28일 중국위안부문제연구센터 주최 행사에 참석한 학자들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중국의 위안부 문제 전문가로 꼽히는 천리페이(陳麗菲) 상하이사범대 교수는 이날 오전 중국위안부문제연구센터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일본군 위안부의 사실과 진상에 관한 국제 연구토론회`에서 "램지어 교수의 글은 역사적 사실을 다룬 논문이 아니라 위안부 역사에 대한 자신의 상상과 추리를 발휘한 선택적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천 교수는 "그는 비역사학자로서 경제학적 게임이론으로 정치와 군사행동을 추론했고, 전쟁 논리를 경제 논리로 대체했다"며 "수십만 명의 여성이 겪은 고통을 무시하며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지극히 상스럽고 무지한 결론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위안부를 공창제도로 정의하며 모든 피해 여성을 매춘부로 정의한 것은 가장 기본적인 오류"라며 "그는 전쟁 전 공창제도와 전쟁 당시 군사적 노예제도 간의 차이와 성격을 완전히 혼동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또 "중국은 수십 년 동안 여성 강제모집 관련 문헌을 조사하고 100여명의 위안부 생존자를 인터뷰해 일본이 여성을 성노예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피해자들이 남긴 구술은 역사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고 누구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램지어 교수의 글은 학술 연구의 기본도 갖추지 않은 가치 없는 것"이라며 "그는 전쟁에 참여한 적도, 살아남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 그를 상하이로 초청해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이시다 다카시(石田隆至) 메이지가쿠인대 국제평화연구소 객원연구원은 "램지어 교수의 글에 대해 아사히(朝日)신문과 도쿄신문 등이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며 "그의 글은 박유하 교수의 책 `제국의 위안부`와 마찬가지로 역사적 기반이 결여된 황당무계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3년 출간된 박유하 교수의 책 `제국의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등으로 표현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교수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은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박 교수는 2017년 상고해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한국 학자로는 문혜정 중국위안부문제연구센터 초빙연구원이 참석해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 서울중앙지법이 `1인당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재판 결과를 설명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국제법상 `국가면제`(주권면제) 원칙을 내세워 소송 과정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고,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문 연구원은 이에 대해 "위안부 문제는 정치 성폭력의 문제로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대표적인 국제범죄"라며 "다른 구제 수단이 없는 피해자들이 자국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법원의 판결은 인권 존중주의 원칙을 확인한 진보적인 판결로, 피해자들이 한국 헌법과 국제인권선언이 규정하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았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아르헨티나 살바도르대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마리아 델 필라르 알바레스 교수도 "램지어 교수의 글은 실제적인 증거가 없다"며 "그의 글은 페미니즘적 측면은 물론 역사적 지식과 출처 등 반박할 내용이 많다"고 꼬집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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