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의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16곳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뉴타운 사업이 무산된 지역들이 이번에 포함돼 눈길을 끄는데요.
문제는 LH 사태로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불신과 공분이 여전히 크고, 서울시장 선거도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입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7년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 속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영등포구 신길1구역.
길은 사람만 겨우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지역이 낙후됐지만, 원룸과 신축 빌라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며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 사이 바로 옆 재개발 지역은 고층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됐고 가격도 두배 넘게 급등했습니다.
뉴타운 사업이 중지된 이후 주민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고, 결국 이번 공공재개발을 신청해 후보지로 뽑혔습니다.
<인터뷰> 박종덕 신길1구역 추진위원장
"조합 운영을 둘러싸고 소송 등 내분이 있었습니다.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고, 주민들 간에도 불신이 있는 상황이다 보니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비록 최근 LH 사태로 불신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주민대표회의라는 자문기구의 권한을 강화하고 역할을 줘서.."
이번에 선정된 2차 공공재개발 후보지는 모두 16곳, 선정된 지역이 모두 재개발되면 약 2만 가구가 공급됩니다.
신길1구역을 비롯해 노원구 상계3구역, 동작구 본동, 서대문구 연희동과 홍은1·충정로1구역, 송파 거여새마을, 동대문구 전농9구역 등이 포함됐습니다.
가장 큰 규모는 성북구로, 성북1구역과 장위8·9구역이 선정돼 6,500여세대의 대단지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1차 후보지 8곳까지 더하면 서울 공공재개발 후보지는 총 24곳, 공급세대 수는 약 2만5천세대에 육박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LH 투기 사태로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추진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1차 후보지의 경우 지난 1월 선정 발표 이후 사업의 첫 단계인 주민설명회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공공재개발 지역 중에서도) 선별이 될 거라 보여져요. 공공이 들어가야 될 지역들이 나눠질 것으로 보여지는데, 다만 공공이 선도하는 사업을 하기에 상황이.. 지금 LH 변수가 걸려 있어서 이게 가장 큰 장애물이지 않을까 싶어요. 불신을 좀 해소할 수 있는 안전장치, 이런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죠."
여기에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부상하고 있어, 새 시장에 따라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편, 시장과 업계가 주목했던 한남1구역은 주민 반대여론 등의 이유로 후보지 선정에서 제외됐고, 용두3·아현1구역 등 8곳은 공공직접시행 등 추진 방법을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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