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여아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바꿔치기가 일어난 것으로 확신하고 증거 수집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혈액형 검사 오류 등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수사 방향에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숨진 여아의 친모 석모(48)씨가 딸 김모(22)씨가 출산하기 3∼4일 전에 먼저 출산한 뒤 두 신생아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생아 탯줄이 붙은 상태에서 바꿔치기해 김씨와 간호사가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혈액형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결론 내린 것이다. 앞서 국과수는 김씨 혈액형이 BB형, 김씨 전남편 홍모씨가 AB형이어서 병원 기록상 A형 신생아가 태어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생아의 경우 항원력이 약해 혈액형 검사에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있다.
또 석씨가 두 딸을 제왕절개로 출산했기 때문에 3년 전 세 번째 아기를 낳았다고 하더라도 자연분만이 어려워 출산 3∼4일 만에 걸어 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석씨의 한 가족의 설명이다.
석씨 가족은 "신생아 발찌가 (자연스럽게) 풀린 것일 뿐 누군가가 고의로 풀거나 끊은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경찰은 혈액형 검사 결과와 풀린 발찌 등을 근거로 산부인과 의원에서 바꿔치기한 것으로 확신하고 대구·경북 산부인과 의원으로 대상을 확대해 수사하고 있다. 현재 석씨에 대한 2가지 혐의인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사라진 여아 행방을 찾는데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