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예비 결정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SK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아직 1건의 특허침해 소송이 더 남아있고 LG의 승리로 끝난 영업비밀 침해 결정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도 불투명한 만큼, 어느 한 쪽의 승리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신용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이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거나 무효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가 내린 이번 예비결정의 핵심은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가 무효라고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ITC는 LG측이 침해했다고 제기한 총 4건의 특허 가운데 3건은 특허 자체가 유효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나머지 1건은 특허 기술은 인정하지만 SK가 이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SK는 이번 결정에 대해 "자체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영업 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미국내 사업 철수는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부사장 :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는다면 저희는 미국 내 사업 지속으로 인해서 생기는 피해가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 사업은 철수를 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가 될 수밖에 없고…]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기를 잡은 것을 지렛대 삼아 영업비밀 침해 결정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 낸다는 전략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에 대해 "ITC가 당시 22개의 영업비밀 침해 판결을 내리면서 구체적인 목록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억지"라며 "30여 년간 쌓아온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ITC의 결정이 양사의 원만한 문제해결을 유도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던 ITC가 이번엔 SK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면서 양측 모두 배터리 분쟁에 있어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도 전기차 생산 기반 확대를 위해 양사를 놓칠 수 없는 만큼 일방적인 판정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양사의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습니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기류가 확산되면서 조만간 서로 한 발씩 양보하는 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용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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