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걸었는데 곳곳 구멍"...32만호 주택공급 '회의적' [공공 주도 개발 '허와 실']

김원규 기자

입력 2021-04-02 17:29   수정 2021-04-02 17:29

    <앵커>
    수도권 주택 공급의 성패가 걸린 정부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이번주 첫발을 뗐습니다.

    정부는 서울에만 총 32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인데,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김원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도심 속 낡은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영등포구 신길동 주거지역으로, 2014년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된 후 사업이 정체됐던 곳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하며,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사업만 제대로 추진되면 6만㎡ 규모에 1,500여 세대가 들어서게 됩니다.

    첫삽을 뜨기 전부터 개발 기대감이 높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장재현 /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문제는 정책만 발표해놓고 액션이 없다는 거거든요. 이렇게 되면 가격, 호가만 올려놓는데, 개발이 안되더라도 호가가 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지난 1월에 첫번째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된 흑석2구역은 `사업설명회`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진식 / 흑석2구역 추진위원장: 일반설명회들은 많이 했고요. 공공재개발에 대한…]

    사업 시행자인 LH는 "4월 중순쯤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의 참여 의사와 관계 없이 지자체의 추천 위주로 후보지를 선정한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일부 지역(옛 신길 뉴타운 2구역)은 이미 민간 재건축으로 89% 사전 주민동의를 완료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본지구 지정까지 동의를 받겠다는 계획이지만, 별다른 대안 없이 입장 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사업 허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장이 새로 선출되는 것도 공공이 핵심인 도심 개발에 난항이 예상되는 요인입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취임 시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거나 공공주도 형태를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2·4 대책 후 후보지에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은 현금청산된다고 했지만, 관련법은 국회에 상정도 안된 상황.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사업을 이끌어야 할 공공기관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합니다.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개발을 한다고 했을 때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뭐냐면 기존의 주민들이 어디까지 용인을 할거냐 하는 거죠.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경우 밀도를 확 높여서 많은 세대들이 들어오는 것을 그들(원주민)은 원치 않아요. 상당한 저항이 있다는 거예요.]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주민동의가 완료된 지역은 기존 재개발 방식보다 30%p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또다른 인센티브를 제시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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