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맞아도 되나…"한시적 접종 보류"

입력 2021-04-08 07:00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과 특이 혈전증 간의 관련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국내 접종계획 조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EMA 조사 결과에 대한 전문가 자문,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EMA는 6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총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뒤 보고된 희귀 혈전증 사례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EMA는 앞서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전반적으로는 혈전 증가와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도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과 관련해서는 인과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DIC, CVST는 혈전 증가 및 혈소판 감소가 동반되는 질환인데 이런 드문 혈전증 사례 대다수는 접종 뒤 55세 미만의 여성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MA는 당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희귀한 혈전증 간의 잠재적인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성을 상회한다면서 접종을 권고했었다.
이후 EMA는 추가 분석과 함께 안전성위원회 평가를 진행했고, 전날 백신 접종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 혈전증과 관련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매우 드문 부작용 사례에 추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공식 발표가 있기 전 EMA의 한 고위 인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희귀 혈전증 간 명백한 인과 관계가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MA가 이번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특이 혈전증간 관련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면서 국내 접종 계획도 일부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MA가 접종 뒤 나타나는 특이 혈전증이 대부분 60세 미만 여성에게서 발생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정부가 접종대상을 재조정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추진단은 EMA 발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8일과 9일 각각 시작되는 학교·돌봄 인력에 대한 접종과 취약시설 종사자 대상 접종을 잠정 연기했다.
또 현재 접종을 받고 있는 요양시설·요양병원, 코로나19 대응인력,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가운데 만 60세 미만에 대한 접종도 일시 보류했다.
추진단의 긴급 일정 조정에 따라 접종이 연기된 사람은 총 14만2천202명이고, 접종이 보류된 만 60세 미만은 3만8천771명이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실시한 조치"라면서 "유럽의약품청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EMA는 전날 접종 연령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지속 접종을 권고했으나, 각국에서는 이미 접종 연령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은 전날 30세 미만엔 다른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했고, 벨기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한시적으로 만 56세 이상에게만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앞으로 접종 대상 재조정에 나서더라도 작업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도입되는 백신 1천808만8천회분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1천67만4천회분(5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계획 조정 뒤 접종이 재개되더라도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뒤 혈전증 진단을 받은 20대 여성의 사례가 추가 보고돼 불안감이 다소 커진 상황이다. 앞서 이 백신을 맞은 20대 구급대원은 CVST 진단을 받은 바 있고, 60대 요양병원 입원 환자 중에서도 백신 접종 뒤 혈전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
당국이 추후 예방접종전문위 논의를 거쳐 입장을 결정키로 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안전 접종`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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