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배터리 전쟁'…"진짜 수혜주는 따로 있다"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1-04-12 17:49   수정 2021-04-12 17:53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앞서 이슈플러스에서 다뤘죠.
    LG에너지솔루션(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2년여간에 걸친 배터리 전쟁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오늘 증시도 이 이슈가 뜨겁게 달궜는데요. 양사 주가도 많이 올랐죠?
    <기자>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로 미국 배터리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오늘 12% 가까이 상승해 마감했고요.
    LG화학의 주가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번 합의로 웃는 기업은 따로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입니다.
    <앵커>
    SK이노베이션말고 다른 곳이 있다는 건가요?
    어디죠?
    <기자>
    SK이노베이션에 부품이나 소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로 현재 가치 기준 총 2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에 지급해야 합니다.
    미국 사업은 계속할 수 있어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합의금 부담은 갖고가야 하는 거죠.
    한편 SK이노베이션에 부품이나 소재를 납품하는 기업으로선 합의금 이슈는 크게 상관이 없고 공급 리스크는 해소된데 더해 납품 물량이 추가적으로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보니 더 크게 웃을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앵커>
    정말 그렇겠네요.
    부품·소재를 납품하는 기업이라면 여러 곳이 있을 텐데 오늘은 어떤 기업을 다뤄보는 게 좋을까요?
    <기자>
    오늘은 에코프로비엠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에 에코프로 다뤘었죠.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의 2차전지 사업부문이 떨어져 나와 설립된 회사입니다.
    양극재 전문 기업이고요.
    하이니켈 양극재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SK이노베이션에 2023년까지 2조7,4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한 기업입니다.
    <앵커>
    박 기자,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을 보다 보면 양극재, 음극재 얘기가 굉장히 많이 나오거든요.
    근데 사실 용어가 어렵다 보니 잘 모르고 투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양극재가 뭔지 좀 쉽게 설명해 주시죠.
    <기자>
    양극재는 2차전지에서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배터리 기술을 좌우하는 핵심소재는 보시다시피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과 전해액,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 중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소재로 꼽힙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그럼 하이니켈이란 건 뭡니까?
    <기자>
    양극재는 구성하는 양극활물질에 따라 종류가 달라집니다.
    니켈코발트망간, 줄여서 NCM이 가장 많이 쓰이는데, 이때 경쟁력의 핵심은 니켈의 함유량입니다.
    하이니켈이라는 건 가볍게 추측만 해봐도 니켈이 많이 들어있다는 뜻 같죠?
    보통 니켈이 80% 이상 함유된 걸 하이니켈 양극재라고 합니다.
    하이니켈 양극재를 쓰면 배터리 내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전기차가 더 빠르고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그럼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양극재가 더 많이 필요할 듯한데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라는 건 대단한 것 아닙니까?
    <기자>
    네, 자료를 하나 보죠.
    업계는 보시다시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양극재 시장은 연평균 3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보시다시피 증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업황이 워낙 좋은 데다 입지도 탄탄하다 보니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겠는데요?
    <기자>
    에코프로비엠은 2014년부터 연평균 약 2배씩 성장해 왔습니다.
    2016년 1,000억원에 못 미치던 매출은 올해 1조3,000억원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2조원까지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보시다시피 굉장히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렇게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었는데 배터리 분쟁 이슈로 하마터면 브레이크가 걸릴 뻔했군요.
    <기자>
    네, 많은 분들이 이번 합의로 매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고요.
    또 SK이노베이션에 더해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SDI Gen5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는 요인은 또 있습니다.
    <앵커>
    뭐죠?
    <기자>
    에코프로 계열사 에코프로씨엔지가 오는 6월에 포항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에코프로씨엔지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2024년까지 폐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고,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와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폐배터리가 왜 필요하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폐배터리에서 코발트나 니켈, 망간 등 주요 광물을 추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광물이 배터리의 주원료인 전구체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데 다시 쓰이는 거죠.
    재활용을 통해 주요 원재료 수급도 원활해지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으니 수익성도 좋아지겠죠.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기술 경쟁을 넘어 가격경쟁까지 해야 하는 양극재 업체의 특성을 감안하면 에코프로비엠의 경쟁력은 다른 경쟁사와 비교 불가능하다"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SK증권 등은 오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고요.
    증권가에서 보는 평균 목표주가는 24만원이란 점까지 참고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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