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주식 과몰입 주의보'…치료는 '도박 기준'?

입력 2021-04-12 17:33   수정 2021-04-12 17:33

    <앵커>
    증권가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여의도레이더 시간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주식 투자하는 분들이 급증했죠.

    주식 투자에 대한 제대로된 공부 없이 뛰어드는 투자자들 역시 늘어나면서 `주식 과몰입`을 호소하는 투자자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단과 치료는 도박 중독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제도 개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민지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상담사로 근무하는 나희영씨, 최근 주식 과몰입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 건수가 늘었다고 말합니다.

    상담을 요청한 사람들 중에는 잘못된 주식 투자로 큰 빚을 지고도 주식 매매를 그만두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나희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치유팀: 올해 시작하면서 주식 관련해서 변화가 느껴져요. 좀 많이 오시고. 관련된 상담을 요구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주식투자에 몰두하게 된 것 같아요.]

    지난해 주식 열풍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주식 투자에 뛰어들면서 잘못된 주식 투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도 늘어난 겁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 관련 상담 이용자는 전년대비 약 72% 늘었습니다.

    올해 1,2월 상담건수 역시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연령별로는 기존에 없었던 10대들이 늘었고, 20대는 200% 넘게 급증하는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 관련 정보에 접근성이 높고 신용이 높아 대출이 가능한 고소득, 고학력자 가운데 이런 과몰입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반적인 주식 과몰입으로는 주식 투자를 하려고 거짓말을 하거나, 추격매수를 위해 과도하게 빚을 내는 등의 증상이 꼽힙니다.

    이러한 주식 과몰입과 관련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상담번호 1336으로 연락하거나 기타 중독문제를 다루는 기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주식 과몰입과 관련한 제도가 미비해 진단과 치료가 도박을 기준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손실 시 큰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주식 투자와 단순 도박은 특성이 달라 진단과 치료에도 차이를 둘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홍식 /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사실 주식과 관련해서는 작년부터 눈에 띄게 주목하고 있어서 관련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과몰입)은 도박 중독과 다른 독특한 부분이기도 하고 여기에 대한 조사가 일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주식 문제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중독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최삼욱 교수는 주식 과몰입의 척도 등을 개발하고 건전한 투자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주식을 도박 문제와 같이 치료할 경우 단순히 매매 중단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후 건강한 투자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삼욱 / 진심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주식은 법적으로 사행산업이 아니잖아요. 경제활동이고. 그래서 항상 구멍이 생기는데. 주식을, 아니면 선물 옵션 포함해서 파생상품, 코인을 도박처럼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문제죠.]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 취재 결과 아직까지 주식과 관련한 프로그램은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논의 후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건강한 주식 투자는 주주들의 자산을 증식시키고 기업의 성장을 돕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전문가들은 삶의 질을 높이는 주식 투자를 위해선 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오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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