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국내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비맥주가 올해 왕좌를 내줄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테라`를 내세운 하이트진로의 추격에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건데요.
마음이 급해서인지 최근 내놓은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마저 경쟁사 전략을 벤치마킹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오비맥주는 최근 1위 브랜드 카스를 전면 리뉴얼하고, 쌀로 만든 맥주 `한맥`까지 내놓으며 점유율 회복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맥주시장 2위 하이트진로를 따라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먼저 `한맥`은 테라와 같은 녹색병으로 내놨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선 국산 맥주 중 테라만 녹색병이라는 차별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를 의식한 전략이란 해석입니다.
투명병을 도입하며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올뉴카스`도 하이트진로의 브랜드 컨셉과 마케팅 전략을 벤치마킹했단 지적이 나옵니다.
저온 숙성 공법인 `콜드브루`는 5년 전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올뉴하이트의 `엑스트라콜드공법`과 전략이 유사합니다.
여기에 `올뉴카스`에 도입한 변온잉크 온도센서마저 하이트진로가 2002년에 도입했던 암반수 온도표시와 비슷합니다.
업계에선 “오비맥주가 `테라`를 견제하기 위해 급하게 신제품을 내놓은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실제로 한 때 60%에 육박했던 오비맥주 점유율은 40%대 후반으로 내려온 반면, `테라`를 등에 업은 하이트진로는 점유율을 40%대로 끌어 올리며 오비맥주를 턱밑까지 추격했습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 : 테라가 잘 되고 있는 건 맞습니다. 업소용 시장이 코로나 여파를 안 받았다면 점유율이 더 늘어날 수 있었던 거죠. 백신 공급되는 4월부터는 거리두기 완화될 걸로 봤는데, 상황이 달라져서 조금 더 지켜봐야할 거 같아요.]
테라는 출시 2년 만에 누적판매 16억5천만 병(3월21일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1초에 26병을 판매한 꼴로 역대 브랜드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입니다.
`테라 돌풍`에 `카스 천하`가 흔들리면서 10년 마다 국내 맥주 업계 1위가 바뀐다는 ‘10년 주기설’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영업이익 1,985억 원을 기록하며 2011년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오비맥주는 2019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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