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들었던 가상화폐 도지코인이 급등하며 시가총액 50조원을 뚫었다.
현지시간 16일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개당 0.4달러를 웃도는 신고가를 찍으며 한때 시가총액 520억달러(약 58조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 50조원을 넘긴 도지코인은 현재 0.36∼0.39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코인데스크는 "도지코인이 24시간 만에 3배 뛰었다"며 시장가치 500억달러를 넘으며 바클레이즈(시가총액 440억달러), 로이드(420억달러), 크레디 아그리콜(430억달러) 등 영국과 프랑스의 대형 투자은행 시총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지코인의 1년 전 가격은 0.002달러, 시총은 2억5천만달러(2천780억원)였다"며 "1년 만에 18,000%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재미 삼아 만든 가상 화폐다.
이들은 당시 인터넷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의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시바견을 이 화폐의 마스코트로 채택했고, 화폐 명칭도 시바견 밈을 뜻하는 `도지`를 그대로 따와 `도지코인`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등에 밀려 가상화폐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도지코인은 올해 들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선전 효과에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 효과까지 더해지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머스크는 이틀 동안 도지코인 관련 트윗을 올리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머스크는 15일 트위터에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작품 `달을 향해 짓는 개`의 이미지와 함께 "달을 향해 짓는 도지"라는 글을 올렸다.
`달`은 자본 시장에서 가격 급등을 뜻하는 은어로 쓰인다.
이어 머스크는 작년 7월 공유했던 도지코인 `밈`을 이날 다시 게재했다. 이 밈은 도지코인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표준이 될 것이라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희망 사항을 재미있게 묘사한 그림이다.
CNN 방송은 "머스크가 트윗을 올린 뒤 도지코인 가격이 100% 이상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도지코인 급등세에 시장 전문가들은 투기에 따른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컨설팅업체 쿠나 뮤추얼의 스콧 냅 수석전략가는 "닷컴투자 시절의 거품이 생각난다"고 경고했고, 가상화폐 투자업체 갤럭시디지털홀딩스 최고경영자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게임스톱 사태가 연상된다. 내 친구가 도지코인에 투자하려 한다면 무척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도지코인과 같은 알트코인에 눈길을 돌리고 있어 도지코인 투자 열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알트코인은 가상화폐의 대장주로 불리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를 뜻하는 말이다.
비트코인 덩치가 커지며 변동성이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알트코인으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으며, 코인베이스 상장 효과로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가상화폐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델타익스체인지 CEO 팡카지 밸러니는 "알트코인 시장에서 강력한 투자 모멘텀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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