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에 연일 대규모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하지만 배를 만들 때 쓰이는 후판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후판.
조선업체들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후판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후판 가격은 톤당 101만 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1년 전과 비교해 55.4% 뛰었습니다.
후판 가격이 100만 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반면 새로 만든 선박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신조선가는 4월 현재 131.99로 작년보다 2.7%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선박 가격이 상승 추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속도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1년에 두 차례 이뤄지는 조선사와 철강사 간의 가격 협상에서도 조선사가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최근 있었던 상반기 협상에서도 후판 가격을 10만 원 이상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후판 가격 인상으로) 원가가 많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요. 기존 수주받은 것은 수익성을 맞추는 데 타이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철강 가격이 올라가면 지금 당장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철강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중국 정부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철강 생산을 규제하고 나서면서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 후판 가격을 포함해서 글로벌 철강재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글로벌 수요가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중심으로 해서 최근 공급 조정을 하려는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전 세계 수주 실적 1위라는 쾌거를 이뤄낸 국내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와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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