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벤처매거진 시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벤처투자 열기는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이 처럼 벤처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국벤처투자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유오성 기자가 한국벤처투자 대표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Q. 한국벤처투자, 어떤 역할을 하나?
일반 벤처캐피탈은 투자자금을 모아 만든 벤처펀드로 스타트업이나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기관이다. 한국벤처투자는 그 벤처캐피탈에 출자하는 기관입니다. 저희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를 모태 자펀드라고 한다. 모태펀드는 정부 10개 부처가 출자해 만든 펀드다. 지금까지 7조원 규모 조성됐다. 설립이후 15년 간 28조4475억 규모(2020년말 기준)의 벤처펀드를 조성했고, 7300여개 기업에 투자됐다.
Q. 일반 벤처캐피탈과 차이점은?
정부 예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정책 목적과 수익성을 동시 추구한다. 모태펀드를 통해 국내 벤처투자를 활성화 시키고 투자가 어려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스타트업이 힘들었다. 우리 모태펀드가 신속히 벤처캐피털에 자금을 공급해 작년에는 최대 투자를 이뤄냈다. 민간 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운 창업 초기 펀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소셜 임팩트 펀드, 여성기업 창업 장려하는 여성기업펀드 등 민간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운 부분에 출자한다.
Q. 질적 성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은?
실제 양적 성장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간과하는 것은 우리 벤처기업들, 질적성장 부분도 굉장히 많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2020년 말 기준, 국내 유니콘은 13개다. 특히 모태자펀드 투자를 받은 기업과 받지 않은 기업 두 가지로 분류해보면 모태자펀드를 투자를 받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질적으로 우수하다. 모태자펀드 투자를 받은 기업 중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비중은 36%에 달한다.
또 이 기업들은 투자를 받지 않은 기업에 비해 상장할 때 기업 가치가 34% 더 높다. 설립 이후 상장에 소요되는 기간도 3.8년이 짧다. 그 만큼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성장 속도도 빠르고 좋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기업 생존율도 모태자펀드가 투자한 기업은 5년 생존율이 70%가 넘는다. 일반 전체 기업의 30%에 달한다. 그 만큼 벤처투자를 통해 성장한 기업은 숫자가 많을 뿐 아니라 질적인 부분도 뛰어나다.
Q. 코로나19가 벤처생태계에 가져온 변화는?
코로나19 뿐 아니라 최근 산업 동향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우리는 작년부터 빠르게 성장하는 비대면 산업, 바이오, 그린뉴딜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1조 규모로 조성 중이다. 미래 대한민국 먹거리를 가져올 산업 분야에 대해 지속 벤처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쿠팡·배민``에 대한 해외자금 투자…문제 없나?
해외 자본만 배불린다는 걱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기업이 상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업에 필요한 향후 자금을 증권시장을 통해 조달하려는 목적, 또 다른 하나는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유동화 시키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쿠팡은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5조원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국내 대규모 물류센터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싱가포르 등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쿠팡 시가총액은 80조를 넘는다. 코스닥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가치는 20조원이다. 그리고 코스피 시장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하이닉스 시총이 100조다. 네이버가 60조다. 쿠팡은 뉴욕증시에서 80조를 인정받고 있다.
중국은 200개가 넘는 기업이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다. 인구가 900만 명 밖에 없는 이스라엘은 90개가 넘는 기업이 상장해 있다.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실제로 미국에 있는 기관 투자자들이 한국의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관심갖고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그동안 미국 투자자들은 삼성 현대, LG, 같은 대기업만 알았지, 한국 스타트업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고, 확장성이 있는지 몰랐다. 그런데 쿠팡 상장을 계기로 미국 시장에도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을 각인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Q. 향후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 나갈 트렌드는?
전체적인 트렌드를 말씀드리자면 AI쪽을 꼽고 싶다. 20년전에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인터넷 산업, 인터넷 기업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10년 전에는 모바일이 활성화 되면서 모바일 산업, 모바일 기업이 있었다. 지금은 어떤 기업도 그 기업의 정체성을 설명할 때 인터넷 기업, 모바일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인터넷, 모바일 기술이 기반 기술이 된 것이다. 이 처럼 지금은 AI기업으로 불리는 곳들이 있다. 하지만 3~5년 뒤 시간이 지나면 AI도 산업의 인프라가 될 것이다. 모든 산업과 기업이 AI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사업을 전개할 것이다. AI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과 확산이 벤처 생태계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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