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술을 마시다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잠든 만취 대학생이 실종된지 사흘째. 경찰이 수색에 나선 가운데, 학생의 부모가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호소 글을 블로그에 올려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5일 오전 3~5시께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목격된 뒤 연락이 두절된 대학생 A씨(22·남성)를 찾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4일 밤 11시께 한강공원에서 친구 B씨와 만난 뒤 25일 오전 2시쯤까지 술을 마시다가 그 자리에서 잠들었다. 하지만 B씨가 이날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깼을 때 주변에 A씨는 없었고, B씨는 A씨가 먼저 집에 갔다고 생각해 귀가했다.
당시 반포나들목 폐쇄회로(CC)TV에는 B씨 혼자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A씨와 B씨가 있었던 곳은 잠수교 인근 한강에서 가까운 반포 수상택시 승강장 근처였다. 이후 B씨는 부모와 함께 한강공원으로 돌아와 A씨를 찾다가 안 보여 A씨 부모에게 연락해 실종 사실을 알렸다.
A씨 아버지는 지난 27일부터 블로그에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실종 관련 목격자를 찾고 있다. 그는 "토요일 밤 아들이 (밤) 11시경 친구를 만난다고 집 앞 반포한강공원으로 나갔다. 아들 핸드폰을 보니 이미 (오전) 1시 50분에 친구랑 둘이 만취해 술 먹고 춤추는 동영상을 찍고 인스타에 친구 사진도 올렸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3시 30분에 친구가 자기 집에 전화해서 제 아들이 취해서 자는데 깨울 수가 없다고 했다더라. 그 집에선 깨워서 보내고 너도 빨리 오라고 했다고 하고. 그리고 다시 잠들었다가 4시 30분에 일어나 주섬주섬 노트북과 아이패드, 핸드폰을 챙겨서 집에 갔다고 한다"고 적었다.
또한 "새벽 4시 30분경 반포나들목 CCTV에 친구 혼자 나오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제 아들을 물어보니 있었는지 없었는지 몰랐다고 해서 친구 부모님과 친구가 다시 한강공원에 와서 아들을 찾다가 안 보여 제 아내에게 전화를 한 게 5시 30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아내가 아들에게 전화를 하니 친구가 받았고, 왜 네가 갖고 있느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는데 집에 와보니 주머니에 있었다고 한다"며 "친구 폰을 아들이 갖고 있을까 봐 전화를 시도한 게 6시 경인가 보다. 계속 안 받다가 7시 경 전원이 꺼져 있다고 바뀌고 마지막 위치 추적은 의외로 강을 건넌 강북의 수상택시 승강장이라 알려줬다"고 전했다.
한편 관할 서초경찰서 측은 "실종 위치가 한강 변이라 실족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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