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첫발도 못 뗐는데…집값 들썩 [딜레마 빠진 오세훈 서울시장]

김원규 기자

입력 2021-04-30 17:57   수정 2021-04-30 17:57

    <앵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 재개발을 스피드 있게 추진할 것이라 하자 집값이 뛰었는데요.

    때문에 오 시장은 속도 조절과 투기 단속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김원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시범아파트.

    지은 지 50년이 넘은 아파트라 외벽에 금이 가고, 내부는 녹물이 나오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재건축 정상화를 언급할 때 예로 든 곳이기도 합니다.

    오 시장이 취임 전후로 속도감 있는 재건축을 강조한 이후 매매가도 덩달아 뛰었습니다.

    [영등포구 공인중개사: 재건축한다고 하니까 관심이 많아진거죠. 이젠 매물도 잘 안나와요.]

    실제 여의도 시범아파트(118.12㎡)는 최근 매매가 26억원으로, 월초와 비교해 2억원이 올랐습니다.

    지구단위계획 공개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의 재건축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지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목동신시가지3단지 아파트(122㎡)와 압구정현대1, 2차 아파트(163㎡) 모두 신고가로 거래됐습니다.

    [장재현 /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우선 토지거래구역으로 묶은 게 개발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에…오 시장이 과거 10년 전에 진행을 했던 정책들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그때 개발 계획이 있었던 지역들이 뜨고 있다는 부분들이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 값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요동치자 부담을 느낀 오 시장은 입장을 바꿨습니다.

    오 시장은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 동원해 시장 교란행위를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김규정 /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 공급을 통한 안정화 의지는 강력한데,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투기적인 수요의 움직임과 가격 불안 요소가 있으니까,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는 하겠다 정도로 해석되거든요.]

    다만, 서울시의 `선 시장 안정, 후 주택 공급` 정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그간 수많은 투기 근절책에도 시장이 반응하지 않은 만큼 확실치 않은 공급 시그널은 집값만 자극할 수 있어서입니다.

    [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궁극적으로 공급 확대라는 시장의 심리가 형성되면 단기적인 가격 불안도 안정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각종 규제완화를 통해 재건축 정상화를 꺼내든 오세훈 시장.

    겨우 진정된 집값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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