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옐런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 중인 4조 달러(약 4400조원)가 넘는 초대형 지출 계획안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부인했다. 그는 2일(현지시간) 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 일자리 및 가족계획 지출은 앞으로 8∼10년에 걸쳐 상당히 고르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전날 버핏의 인플레 발언과 정반대로 해석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버핏 회장은 전날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며 인플레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매우 흥미롭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가격을 올리고 있고, 그것은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의 주택과 가구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철강 가격 상승도 거론했다.
이어 버핏은 "사람들은 각자 주머니에 돈을 가지고 있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거의 매수 광풍"이며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 "레드핫(red hot)"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옐런 장관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주시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해결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의 지출 계획안은 "우리 경제를 생산적이고 공정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역사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물적 인프라 투자인 `일자리 계획`, 보육·교육에 역점을 둔 `가족 계획`을 위해 약 4조 달러 규모의 투자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조차 바이든 계획에 반기를 드는 입장이다.
한편 최근 미국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소비자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해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펄프 등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가 올라 기저귀와 여성용품 등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일부 가격 인상이 있을 것"이라며 일부 음료 제품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월풀의 제임스 피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철강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5~12% 인상했다고 말했다. 앞서 하기스 기저귀와 크리넥스 화장지를 만드는 킴벌리클라크는 오는 6월부터 아기용품과 화장지 등 가격을 역시 한 자릿수대 중후반의 퍼센티지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미국 경제 회복이 뚜렷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연율 6.4%로 집계됐다. 3월 개인 소득은 정부의 재난지원금 덕분에 21%나 급증했고 개인 지출은 4.2% 증가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2.6% 상승했다. 이는 2018년 8월 이후 최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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