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美 연준, 첫 테이퍼링 언급에도…무던한 시장 반응?
= FOMC에서 테이퍼링을 이야기했는데 4월은 경제전망 수정이 있는 달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6월에 테이퍼링을 발표할 계획을 갖고, 그전에 시장이 너무 놀라지 않게 사전적으로 논의가 됩니다. 4월에 논의를 하면 지금쯤 회의록 발표가 나면서 시장이 알게 되고, 그러면 시장에서는 ‘6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겠구나’ 이런 식으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그런 수순을 따라왔는데 한 가지 변수가 생긴 게 4월 고용 지표가 5월 초에 발표가 됐죠. 너무 안 좋게 나왔단 말이에요. 실업률이 올라가버리고 신규 취업자 수 증가가 50만 명은 나와야 될 것 같은데 20만 명대에 멈춰버렸습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6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5월 고용지표를 6월 초에 봐야해요. 근데 6월에 한 달 결과만 놓고 조금 좋아졌다고 해서 6월에 테이퍼링을 바로 공식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면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는 게 9월 FOMC로 넘어가지 않겠는가 합니다. 고용 지표가 더 좋게 나올 때까지 조금 시간을 둬야겠죠. 어쨌든 테이퍼링에 들어간다는 것은 시장이 인식을 했습니다.
= 2013년 5월에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을 좀 충격적으로 발표를 했었는데, 4개월 동안에 걸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금처럼 1.6%에 있다가 3.0%까지 급등을 했습니다. 물론 주식시장은 테이퍼링과 무관하게 나스닥 같은 경우는 크게 올라가기도 했죠. 테이퍼링이 실제로 실시가 됐을 때 그 규모가 얼마인지는 아직까지 모릅니다마는 장기금리 시장에서 금리 상승이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테이퍼링을 실시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 금리의 상승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고, 주식 시장은 예전에 비해서 워낙 밸류에이션이 높거든요? 2013년 5월에 나스닥 PER이 16배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올해 예상되는 이익 기준으로 31배 정도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그때에 비해서는 주가가 굉장히 고평가된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아무래도 주식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시장은 좀 더 조심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고 채권시장은 아직은 테이퍼링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경기가 좀 둔화되는 모멘텀이 최근에 좀 있거든요? 거기에 가을쯤 되면 경기둔화가 나타나지 않겠는가 이런 식의 예상들도 채권시장에 있어요. 그러다 보니 금리 상승은 좀 제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美 연준은 시장에 급격한 충격을 주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기본이 되는 건 과거에 연준이 어떻게 했는지가 시장 판단의 기준이 되거든요. 과거보다 더 충격적으로 할 이유는 지금 없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연준에서 충분한 시간을 준다고 하면 지금 월 1,200억 달러씩 사고 있는 채권 매수를 단계적으로 줄여가서 아마 내년 가을이나 겨울까지 이걸 0으로 만들어가겠죠.
Q. 美 연준, 첫 테이퍼링 신호…금리 향방은?
= 테이퍼링은 한 번의 경험이 있죠. 2013년 이후로 한 번의 경험이 있는데, 테이퍼링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졌느냐 하면 아니거든요. 사실 테이퍼링을 긴축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건 장기 금리의 정상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연준 입장은 아직까지 긴축하는 건 아니다, 연방기금을 올릴 때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준이 지금 단계에서 테이퍼링을 하면 장기 금리를 올라가게 하는데 그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진다면 이건 연준에서 굉장히 정책을 잘못 짠 거예요. 테이퍼링은 기본적으로 주가가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실적을 무시하고 주가가 막 올라갔다고 한다면 지금부터는 실적을 반영하는 정도로만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장기 금리를 올려서 주식시장에 경쟁 상대를 하나 더 만들어주는 정도지 주가의 상승을 끊어버리겠다, 이런 의도는 테이퍼링에 없다고 봐야하거든요.
= 연방기금금리가 2% 이상까지 올라가 있는 단계인데, 계속 올리겠다는 말은 주가 상승을 끝내겠다는 의도로 봐야합니다. 지금은 그런 긴축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전체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건 아니기 때문에 긴축이라고 하더라도 극히 초기 단계입니다. 지금 주식시장과 연준은 어떻게 보면 계속 대화를 하는 겁니다.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연준이 이렇게 해주면 주가가 올라갈 수 있겠다, 이런 식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는 중이고, 연준도 이렇게 이야기를 했을 때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연준에 박사급 이코노미스트가 천 명이 있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그런 걸 열심히 분석을 하고 있는 거죠.
= 그렇기 때문에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사실 테이퍼링이라는 게 그렇게 위험한 건 아닙니다. 채권 시장이 문제이죠. 경기가 좋아지고 테이퍼링이 본격화되면 장기 금리가 지금처럼 낮을 수는 없거든요. 장기 금리가 많이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채권시장 셈법이 좀 복잡하죠. 그러니까 테이퍼링이 강력해질 것 같다 싶으면 금리가 폭등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연준이 테이퍼링 말을 꺼냈는데 요즘 보니까 영 자신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까 채권시장에서도 ‘그러면 좀 더 시간이 있네’, 이렇게 지금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가상화폐 가격 급락…주식시장에도 악영향 미칠까?
= 요즘 가상자산이라고 부르죠. 가상자산이든 주식이든 위험자산인 건 분명합니다. 변동성이 심하죠. 그렇기 때문에 비슷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사실 과거 데이터로 계산을 해보면 주식과 가장자산의 상관관계는 굉장히 낮습니다. 서로 오르고 떨어지는 이유가 상당히 다릅니다. 실제로 두 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들 중에서도 두 개를 섞어서 자산 배분을 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올해 들어와서 외국 기관 투자자들 중 일부가 가상자산으로 자산 배분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미국이나 유럽의 거대 금융기관들 사이에서는 자산 배분의 자산군 중 하나로 가상자산을 넣을 수 있느냐 없냐 가지고 굉장히 논란이 심해요. 아직까지는 가상자산과 주식 간 상관관계가 굉장히 낮고 최근 가상자산 가격의 급락이 주식 쪽에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Q. 가상화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진입해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제도권에 아직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변동성도 굉장히 크고, 이걸로 무엇을 할 수 있냐는 논란도 있습니다. 제도권에 진입하려면 법적인 체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법적인 체계를 떠나서 어쨌든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그러면 두 가지는 먼저 해놔야 합니다. 가상자산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매겨야 합니다. 다음에 테러 자금이나 불법 자금이 움직일 수 있는 소지가 있으므로 의심되는 거래나 현금 거래 같은 경우에는 금융정보원에 보고하는, 자금세탁방지시스템이 있죠. 그 두 가지를 적용하는 단계예요. 지금 한국에서도 두 가지를 적용하는 단계고 금융거래특정금융거래법, 특검법이라고 하는 게 올해 9월에 시행되는 것과 내년부터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도 이와 관련된 것입니다. 지금 미국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진행됩니다. 미국에서 1만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는 국세청에 보고를 하라고 했는데 이것도 우리나라가 특검법에 적용하는 것과 거의 같은 맥락이죠. 중국의 경우에는 이걸 전적으로 금지를 하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서구식 금융시스템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이걸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기보다는 제도권에 어떻게 편입시킬지 논의하는 중입니다.
Q. 한미정상회담, 주식 시장에 미칠 영향은?
= 한국과 미국 정상 간의 대화에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큼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어떤 공통의 원칙, 어느 부분에서 교집합이 만들어질 것이냐 이 부분이 나오겠죠. 가령 한반도 비핵화라든지 몇 가지 원칙이 있을 것인데 이걸 천명하는 수준에서 일단 정상들끼리는 합의를 보고, 그 다음에 실무자들끼리 이야기를 해 나갈 겁니다. 그래서 정상회담 이후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실무자들 사이에서 논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Q.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美 2차 반도체회의…결과는?
=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 산업이 다 그렇습니다만 사실상 그만큼의 고부가가치를 만든다기보다 사실 저숙련·저임금 혹은 고숙련 노동자들을 많이 필요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대규모로 지으면 기업들에게 돈이 될 것이냐는 게 굉장히 큰 문제죠. 이건 어떻게 보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미국이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투자는 어마어마 일어나는데 실제로 이익이 될 것인가 이런 의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전략적인 관점에서 패권 경쟁으로 보다 보니까 중국도 당연히 투자를 많이 할 거고요. 미국도, 우리나라도 투자를 많이 하겠다고 발표를 했고 유럽도 반도체 공장을 만든다고 할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그 중심에 있던 대만의 TSMC까지도 올해 들어와서 올라갔던 주가가 연초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뭘 한다기보다는 국가 간의 경쟁인 거죠. 그러다 보니 과도하게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기업들이 현금을 꽤 많이 갖고 있습니다. 불확실성 대비 차원에서 현금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여기저기 많이 한다고 해서 기업 가치에 아주 심각한 타격을 줄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어쨌든 걱정스럽긴 합니다. 조만간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뭔가를 내놓지 않겠는가 생각되는데 반도체 생산 공장이 너무 많이 증가하는 거죠. 지금이야 아직까지는 생산 공장이 늘어나지 않았으니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을 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저기술 반도체 생산 공장들도 최근에 주문이 급격하게 몰리고 있다고 해요. 지금은 과도기 단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공장을 이렇게 지어대면 결국 공급능력이 너무 증가되는 게 아닐까 우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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