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 '백신 생산 허브'로 떠오른다

신동호 기자

입력 2021-05-24 08:56   수정 2021-05-24 08:56

    <앵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관심을 받았던 부분 중 하나죠. 바로 한미 백신 파트너십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우리나라를 글로벌 백신 허브로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와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과 미국 양국 간의 `백신협력` 구상, 성장기업부 신동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 한미 백신 파트너십, 어떤 의미를 갖나요?
    <기자>
    네. 미국의 첨단기술과 한국의 제조생산능력을 파트너십으로 결합해 글로벌 보건위기에 공동 대응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글로벌 백신 부족상황의 타개를 위해 우리나라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는 것인데요.
    한국이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생산의 중심지로 떠올랐고요.
    나아가 백신 기술 자체 개발에 나서면서 백신 기술 자립에도 시동이 걸린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가장 주목받은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사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거죠?
    <기자>
    한국과 미국 기업이 참여한 파트너십 행사를 통해 전 세계 백신 수급 문제를 해소하고 국내에 새로운 백신 생산기반을 구축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4건을 체결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에 대한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건데요.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인체에 투여할 수 있는 최종 형태로, 즉 무균충전과 라벨링, 포장까지 다 하는 `완제(병입)충전`에 들어갑니다.
    3분기부터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 수억 회 분량의 백신 생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특히 모더나의 mRNA 백신을 생산하는 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최초입니다.
    mRNA 백신은 기술 난이도가 높은 의료기술입니다.
    바이러스 단백질을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새로운 백신으로, 예방효과가 90% 이상인 데다 신속한 개발이 가능해 차세대 백신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에 이어 모더나까지 생산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중심지)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모더나는 연내 국내에 자회사도 설립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이 아시아 백신 생산 거점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는 배경입니다.
    <앵커>
    위탁생산에 더해 다국적 제약사와의 연구개발 협력도 진행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기술 자립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기자>
    네 일단 보건복지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 노바백스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을 위한 차세대 백신과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무력화할 수 있는 결합백신 등 차세대 백신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생산시설을 활용한 백신 생산에도 서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또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mRNA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모더나와 mRNA 백신 연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mRNA 플랫폼 방식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에 진입한 업체가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한미사이언스 등 10개 업체가 관련 백신 기술 확보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파트너십이 국산 mRNA 플랫폼 기술 확보에 힘을 보탤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앵커>
    이처럼 글로벌 백신 허브 구상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지만 한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을 살펴보면요.
    `완제 충전`이라는 것이 원액 생산 기술 이전이 동반되지 않은 위탁생산으로, mRNA 생산 역량 구축에는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모더나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스위스 론자의 경우 원액을 생산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정은 원액을 들여와 바이알(유리병)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에 국한됩니다.
    또 방미 기간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간의 기술이전 계약 연장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앞서 지난 4월 노바백스 최고경영자를 만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노바백스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기간을 올해 말에서 내년 이후로 연장하기로 했으나, 이후 합의가 구체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백신 스와프`가 성사되지 않은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힙니다.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백신 스와프가 이뤄질 경우 백신 수천만회분이 조기 공급되고, 예방접종도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습니다.
    다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 장병 55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이번 파트너십이 다소나마 백신 도입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제사회에도 긍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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