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키워드는 `전쟁같은 구애` 입니다.
누구한테 구애를 하길래 전쟁같다고까지 하는 겁니까?
<기자>
네. 기사까지 날 정도인데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인데,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을 놓고 한국의 자지체들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썼죠.
<앵커>
어떤 미술관이 지어지길래 그렇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은 아직 입지는 물론이고 밑그림도 없는 단계입니다.
유족 측이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 작품들을 전시할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생긴 일인데요.
이에 미술계가 서울 종로구의 송현동 부지와 정부서울청사 등이 적격지라고 하자,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수도권 반대, 지방 유치론`을 들고 나오면서 붙이 붙었습니다.
<앵커>
현재 거론되는 지자체들은 어디가 있죠?
<기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경남 의령군인데요. 삼성전자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이 출생한 곳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또 `호암 이병철대로` `삼성 이건희대로`라는 명예도로까지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조기 사면 촉구 의령군민 결의대회`까지 열렸는데,
이를 두고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들리고 있죠.
<앵커>
또 다른 지역들도 있습니까?
<기자>
부산시도 이건희 회장의 유지인 `문화보국`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대구시는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 수원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곳이라는 근거를 들고 있습니다.
혈연이나 지연 관계가 약한 경우에는 `인연론`까지 들고 나온 곳이 바로 전남 여수입니다.
이 회장이 2006년에 여수 소라면 일대에 모개도 등을 매입했는대,
생전에 부동산을 샀을 정도로 애착이 갔던 곳이기 때문에 미술관이 들어와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지자체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나서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결국 지역 문화와 관광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음달 15일을 전후로 `이건희 미술관` 설립 계획을 밝힐 계획인데요.
기증자의 정신과 국민의 접근성을 놓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도권에 짓는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고려대상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힌 만큼 어떤 지역이 유치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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