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와 상가 조합들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던 게 보편적인 원인인데, 재건축 사업의 또 다른 복병이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원규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의 대표 재건축 아파트로 알려진 래미안 리더스원(우성 1차아파트).
준공 후 입주가 완료된 지(2020년 10월) 반년이 지났지만, 조합 간 분쟁은 여전합니다.
[A씨 서초 우성상가 재건축 조합원: 원래 정사각형 건물이었어요. 그런데 이 건물을 바꿨어요.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 한 동을. 건물이 잘못됐어요.]
재건축 과정에서 별다른 설명없이 설계를 변경한 건 명백히 재산권 침해라는 겁니다.
아파트와 상가 조합과의 갈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지체된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서울 신반포12차 아파트는 상가 소유주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조합을 설립했다가 소송 끝에 조합 설립이 취소된 바 있습니다.
압구정 3구역(구현대)의 경우 조합 자격을 갖춘 상가 소유주들이 상가 지분을 나눠 소유자를 늘리는 `지분쪼개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러 문제로 조합 간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게 주된 원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서진형 /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상가의 경우 재건축이 됐을 때 대체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상가는 생업을 해서, 영업권 보상을 받지 못해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재건축 사업은 `도시 및 환경정비법 시행령`에 따라 상가 세입자에게 보상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상가주가 재건축 이주에 따른 손실 비용을 요구해도 아파트 측이 거부하며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재개발·재건축의 문제는 기존 소유자들과 세입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는 점이에요. 지나치게 속도를 내려고 무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센티브로 약간 빠르게 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봐요.]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재건축 사업이 탄력받고 있지만, 집값 상승 우려와 함께 상가조합이 새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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