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일(현지시간) 미 경제의 회복 속도가 다소 빨라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구인난과 원자재가 상승이 물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국가 경제가 지난 두 달 동안 이전 보고서의 조사 기간에 비해 다소 더 빠른 속도로 확장됐다"며 "전체적인 물가 압력이 지난번 보고서보다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연준은 "원가가 크게 오른 반면 판매 가격은 완만하게 올랐다"면서도 제조, 건설, 교통 분야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의 많은 부분을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용 상승에 직면하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자 물가가 더 높게 청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었다.
공급망 병목 현상 등에 따른 원자재가 인상과 더불어 인건비 상승이 심상치 않다는 점도 그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에서는 실업자 수가 1천만명에 육박하지만 기업들이 채용에 애를 먹고 있어 급여와 보너스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연준은 "전체적으로 임금 인상은 완만한 수준이지만 많은 기업이 사이닝 보너스를 제시하거나 초봉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최근 세인트루이스의 레스토랑들이 모두 100명이 넘는 종업원을 채용하기 위해 합동 취업설명회를 열었으나 겨우 10여명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특히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어 여행이 활발해지고 레저·접객업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호텔 객실 점유율이 50%를 돌파한 것으로 보고됐다.
물가 상승 압력을 염려한 이번 베이지북은 연준 고위 인사들이 대체로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에 부정적인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준이 월 1천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축소에 관해 "최소한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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