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 식품업체 아워홈의 구본성 대표이사 부회장이 동생들의 반란에 결국 해임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오전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구지은 대표 측이 상정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신임 대표이사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주총에서는 구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이 통과됐다.
아워홈의 이사 수는 종래 11명에서 구 대표 측 인사 21명이 더해지면서 총 32명이 됐다. 이에 따라 이사회의 과반을 반(反) `구본성 연대`가 차지했다.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구본성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구미현(19.3%)·명진(19.6%)·지은(20.7%) 세 자매의 지분을 합치면 59.6%에 달한다.
장녀 구미현 씨는 2017년 아워홈 경영권 분쟁에서 오빠인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섰지만,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현 구조에 반기를 든 구지은 대표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구미현 씨가 돌아선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구 부회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 부회장은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운전자를 친 혐의로 전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워홈이 지난해 상반기 연결 기준 1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지은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입사 이후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지만,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 경영에 참여하면서 밀려났다. 이후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해 구 부회장과 줄곧 갈등을 빚어왔다.
아워홈은 줄곧 캘리스코에 식자재를 공급해왔지만, 2019년 이를 중단해 남매 사이의 관계는 더욱 나빠졌다. 이에 캘리스코는 지난해 식자재 공급선을 신세계푸드로 변경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구지은 대표가 아워홈 경영권을 가져오면서 두 기업 사이의 관계도 재정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워홈이 경영 쇄신과 사업 확대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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