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ESG 세부계획 없다"
관련 상품판매에만 혈안
<앵커>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의미하는 ESG.
증권사들은 탈석탄 투자와 녹색 채권 등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이를 판매하는 증권사 ESG경영에 대한 평가결과를 보니, 일부는 ‘낙제’ 수준이었습니다.
문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증권가에 일고 있는 ‘ESG 열풍’.
여의도 증권가에는 요즘 사내에 ESG조직을 신설하고 ESG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등 너나할것 없이 ESG경영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증권사들의 실제 ESG경영 평가 등급은 어떨까?
1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ESG경영을 평가한 결과, 종합점수에서 미래에셋과 현대차증권이 A를 받아 공동 1위를, 이어 삼성증권과 NH투자, 메리츠종금, 한화투자증권이 B+로 공동 2위를 차지한 반면, 대신과 부국, SK증권 등은 평균(B+) 이하인 B 등급을 받아 체면을 구겼습니다.
특히 환경(E) 부문에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C등급(취약)을, SK증권과 DB금융투자, KTB투자증권 등 12곳은 최하위 등급인 D등급(매우 취약)을 받은 겁니다.
평가기관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제조업 보다 환경(E) 평가 기준을 낮게 적용했는데도 등급이 다른 업종보다 높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 : 제조업이랑 그런 것보다는 (평가 기준이) 낮고요. 특별히 환경 성과 같은 경우는 제조업 보다 비중(기준)이 낮기도 하고···]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TV 취재결과,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부국, 유안타, 한양은 환경(E) 분야 미비점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책을 세우고 현재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증권 관계자 : (ESG 및 환경(E) 전담) 추진단을 꾸려서 추진 중에 있습니다. 준비를 조금 오래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B증권 관계자 : 환경 쪽은 저희가 음식물 처리를 미생물로 하는 것으로 도입을 해서···]
반면, SK증권과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 IBK투자 등은 ESG 전반에 대해 초기 구상 단계에 불과하거나, 특히 환경(E)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C증권 관계자 : (환경 부문) 관련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어요.]
이들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아 당장 ESG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세부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ESG경영은 기업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철학에 대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명제를 피해갈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ESG 고문 : (ESG) 경영원칙을 증권회사들도 수립할 필요가 있고, 그리고 그 경영원칙에 따라서 실제 경영 활동을 할 필요가 있고요. 그래서 남의 것만 주선할 게 아니라 스스로도 ESG 경영을 실천할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죠.]
ESG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가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것을 두고, ESG 관련 전문가들은 `빈 수레가 요란한 격`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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