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값으로 애플과 테슬라와 같은 고가의 해외 우량주를 살 수 있는 소수점 거래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금은 해외주식에 한해 예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방식인데, 금융당국은 관련 법령 미비와 투자자 보호 등을 이유로 정식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통상 주식은 1주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지만 최근에는 0.1주 등 1주 미만으로 쪼개서 사고 팔 수 있는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합니다.
아마존이나 테슬라 등 고가 주식을 커피 한 잔 값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면서 20~30 세대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취업난 등으로 사회 진입시기가 늦어지면서 가뜩이나 자산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가의 대형 우량주에 투자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은 특히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 말 선보인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위한 상품권은 지난 5월말 기준으로 5억원 넘게 팔렸습니다.
20~30대가 주로 사용했는데, 전체의 절반이 넘는 56.3%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소수점 거래는 지난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해외주식에 한해 예외적으로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등 2곳에만 이뤄지고 있는데,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7월말, 한국투자증권은 11월말 지정 효력이 만료됩니다.
금융당국은 결격사유가 없다면 연장한다는 분위기지만, 국내주식에 대한 소수점 거래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거래는 물론이고 국내주식에 대한 소수점 거래 제도의 정식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20대 투자자 : 저희 같은 젊은 세대는 큰 돈이 없습니다. 근데 좋은 주식, 비싼 주식을 살 기회가 없습니다. 돈을 불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현행 1주 단위로 규정된 예탁결제 등 거래시스템과 의결권 문제 등의 관계 법령 미비, 그리고 투자자보호 등의 문제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내 추진키로 했던 국내주식에 대한 소수점 거래 관련 제도개선방안은 사실상 연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금융위 관계자 : 0.1주씩 거래하다보면 나중에 이게 누구의 소유권이냐 하는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안정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안정된 거래구조를 만드느냐 하는 문제인데 충분히 검토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동학개미 열풍 속에서 MZ세대의 주식투자 참여 제고와 증시 저변 확대를 위한 소수점 거래 정식 도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금융투자업계와 소액 주식 투자자들의 답답함은 커저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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