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에 주52시간 '악 소리', 버틸 여력부터 줘야" [주52시간 강행]

유오성 기자

입력 2021-06-24 17:31   수정 2021-06-24 17:31

    <앵커>
    주52시간제 시행를 앞둔 벤처업계에 대한 소식, 전문가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숙명여대 경제학부 신세돈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앵커> 다음달 주52시간제가 벤처기업 같은 소규모 기업들한테도 적용이 될텐데, 먼저 이번 제도 시행에 대해서 평가를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업계에서도 불만이 많지만 정부가 너무 경직적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주52시간제 시행에 대한 고지는 오래전부터 했지만 벤처업의 특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벤처는 뿌리가 깊이 내리지 못해 영업이 불안합니다.

    이 상황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신속히 공급을 해야하는데 그러려면 근무 시간이 촉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을 감안하지 않으면 관련 업체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고,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결국 소득 면에서 불리함이 많아지게 됩니다.

    <앵커> 앞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52시간제가 시행되더라도 버틸 여력이 충분했지만, 벤처기업들은 그렇지 않다 라는 우려가 있는데, 실제 그렇습니까? 어떤 점 때문에 그렇습니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경우 여러해 동안 기업을 다져왔기 때문에 사람을 더 쓰거나 조금 더 버틸 여력이 되지만 벤처나 스타트업은 경영 여건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버틸 여력이 없는데 주52시간제를 강요해버리면 악 소리가 나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또 요즘 판교에 있는 기업들, 게임업체들 같은 경우에 장시간 근로 때문에 사고도 많이 나고 했습니다.
    이렇다보니까 기업이 알아서 관리를 잘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과로나 과도한 업무 등 문제가 생기기는 하나 이를 정부가 금융지원을 하거나 해당 업체의 요구사항 들을 받아들여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도를 하면 되는데, 일방적으로 법과 제도라는 이유로 밀어부친다는 것은 비민주적인 방침이라고 봅니다.

    <앵커> 정책을 세우는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벤처 경쟁력도 잃어버려서는 안되고, 그렇다고 노동자들이 혹사를 당하는 것도 문제가 있고 말이죠.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일단 벤처나 스타트업은 경영 여건이 어렵고 자본력이 좋지 못합니다.

    정부의 좋은 제도를 강요하기 전에 벤처 업계가 자금이나 경영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펀드를 조성하거나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벤처나 스타트업이 제도 변화를 감내할 여력을 먼저 주고 난 다음에 제도를 강요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앵커>
    네 교수님 말씀 감사합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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