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연기하면서 세계 7위의 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세계적인 항공사로 발돋움하려던 대한항공이 암초를 만났습니다.
이달 안에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결정을 미뤘기 때문입니다.
양사 합병에 따른 독점 가능성과 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 등을 감안해 결정을 유보한 겁니다.
[허희영 /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화는 깊어지고, 이게 공정위 결합 심사가 늦어지게 되면, 에어부산이나 진에어나 에어서울이나 이 모든 자회사들이 (영업)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점점 더 부실화가 심해지면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대한항공은 1조 5천억 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가져올 계획이었지만 경쟁 당국의 허가가 나오지 않아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지난 3월 산업은행에 제출한 `합병 후 통합 전략(PMI)` 검토도 늦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한 달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석 달이나 걸린 겁니다.
산업은행의 주도로 추진된 합병이 관계 부처 간 시각차로 미뤄지는 모습입니다.
이런 사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1,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지난달 26일에는 증권 시장에서 거래 정지 처분을 받은데 이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까지 올랐습니다.
[이관휘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두 회사가 지금 재무구조가 아주 안 좋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한 다음에 시너지를 내는 데 오래 걸리면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고정 비용을 내면서 버티려면 현금이 많이 필요한데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겠느냐…]
공정위의 시간 끌기로 당초 오는 2024년이었던 통합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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