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도 비밀번호 몰라요"...무덤에 비트코인 가져간 남자

입력 2021-06-30 09:16   수정 2021-06-30 09:24

코인커버 "34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400만개 손실"

비트코인 보유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비트코인은 어디로 갈까.
최근 `비트코인 고래(대량으로 가진 큰 손)`로 꼽히는 미르체아 포페스쿠(Mircea Popescu)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그의 비트코인 향방에 관심이 쏠렸다. 포페스쿠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커버의 추산에 따르면 보유자의 돌연사나 사고로 현재까지 300억 달러(약 34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400만 개가 손실됐다고 29일(현지시간) 머니컨트롤이 보도했다.
비트코인 보유자의 사망이나 개인 열쇠 분실, 시스템 내 우발적 버그 등으로 비트코인이 대량으로 손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캐나다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제럴드 코튼이 갑자기 사망했다. 문제는 그가 사망하면서 1억3500만 달러의 비트코인도 함께 무덤으로 가져갔다는 점이다. 그의 부인은 남편만이 비밀번호를 알고 있으며 자신은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사건은 2013년 영국에서 발생했다. IT 직원인 제임스 하웰스는 비트코인 7천500개가 들어 있는 노트북 하드 드라이브를 실수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는 현재가로 약 2억5천500만달러(약 2886억원)에 달한다. 이 남성은 하드 드라이브를 되찾기 위해 쓰레기 매립지를 파낼 수 있게 해달라고 지방정부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와 지갑 서비스 업체는 비트코인 보유자의 사망에 대비해 코인에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유언장과 소유자의 사망 증명서를 함께 제출하면 디지털 지갑에 보관된 암호화폐의 자산을 옮기는 절차를 만들었다.
이와 비슷한 시스템이 영국에서도 존재한다. 코인커버는 비트코인 스토리지 기업인 비트코(BitGo)와 협업해 암호화폐 `윌(Will)`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보유자의 돌연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암호화폐를 회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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