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가입할 때 상품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 가입하느냐도 중요합니다.
보험업계는 판매 윤리를 지키며 우수한 실적을 올린 보험설계사들을 선정하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를 14년째 운영 중인데요.
하지만 취지와는 달리 보험 민원은 오히려 늘고 있고, 제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들만의 리그`가 돼 버린 우수인증설계사 제도, 정호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올해 도입 14년 차를 맞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
우수인증설계사는 3년 이상 경력의 설계사 중 높은 보험 유지율, 불완전판매 0건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선정됩니다.
올해도 협회는 14회차 우수인증설계사를 선정했는데, 무려 3만2,75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업계에서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를 통해 설계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직업 만족도를 제고했다고 자평합니다.
하지만 우수인증설계사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게도 오히려 보험 민원은 매년 늘고 있는 상황.
지난해 보험업권의 소비자 민원은 5만3,294건으로 전년보다 4.1%가량 증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생명보험의 경우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52.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은 전년보다 23%나 늘었습니다.
협회는 우수인증설계사 제도가 소비자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에 기여한다고 평가하지만,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지적입니다.
[A 우수인증설계사: 아무래도 명함이나 설계사에 (우수인증로고가) 딱 찍혀서 나가잖아요. 고객분들이 이게 뭐냐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으시고요. 조금 달리 쳐다보는 분도 있으시죠.]
게다가 보험의 경우 대부분 지인을 통해 가입하는 영업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일반 소비자들이 우수인증설계사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도 한계로 꼽힙니다.
[김상완 / 서울 관악구: (우수인증설계사 제도에 대해 알고 계세요?) 우수하다고 인증해주는… 잘 모르겠어요.]
[강경모 / 서울 구로구: 네, 따로 본 적은 없어요. 아뇨, 모르겠어요.]
일각에서는 우수인증설계사 선정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배홍 /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 제도는 좋은 거죠. 우수한 설계사를 인증한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우수한 설계사를 인증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보험업계의 고질병인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철저한 시행과 함께 영업 문화 개선 등 정성적인 부분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