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약탈' 원색 비난…文 침묵
문재인 대통령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선 국면을 언급하며 "기관장들의 처신 문제가 우리 공직자 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에둘러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헌법기관장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한·미 정상회담부터 G7까지 이어진 순방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윤 전 총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쏠렸다.
전날 윤 전 총장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며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면서 거칠게 `친정`을 비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비공개 오찬 내용과 관련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의 현 정부 비판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도 "청와대 입장은 없고 대통령도 특별히 언급한 바 없다"고 입을 닫았다.
문 대통령은 올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표현하며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지금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마지막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3월 윤 총장이 사의를 표하자 수리 후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윤석열 총장은 지금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인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답을 피했다.
이날 오찬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했고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재판 일정으로 불참했다. 문 대통령이 헌법기관장들을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언급 없이 다양한 주제에 대한 편안한 대화가 이어졌다고 청와대는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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