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브랜드 샤넬이 올해들어 두 번째로 가격을 인상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넬의 대표적인 인기 상품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은 864만원에서 971만원으로, 같은 디자인의 `클래식 플랩백 라지`는 942만원에서 1천49만원으로 하룻밤 새 가격이 100만원 넘게 뛰었다.
보이샤넬 등 다른 인기 제품의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샤넬의 가격 인상 소문은 지난달부터 명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며 주요 백화점의 샤넬 매장에 소비자가 몰리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을 초래했다.
지난 2월에도 한차례 가격을 올린 샤넬 측은 "제작비와 원재료 값 변화,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해 제품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샤넬은 제품을 사들인 뒤 수수료를 얹어 되파는 전문 판매자(리셀러)를 막기 위해 리셀러로 의심되는 지나친 구매 경향이 확인되면 매장 이용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샤넬을 뒤따라 크리스챤 디올 등 다른 명품 브랜드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명품 업계에선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진다는 인식도 있기 때문이다.
잦은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지만, 명품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5월 1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에서은 각각 54.1%, 38.8% 급증했다.
이처럼 명품 수요가 늘어난 것은 젊은 세대가 새로운 명품 소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 문화`와 억눌린 소비가 분출하는 `보복 소비`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 업계는 명품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젊은 세대를 유인하기 위한 멤버십 마케팅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서 1986년 이후 출생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 클럽 `와이(Y)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가입비는 10만원으로, 백화점 할인 쿠폰과 무료 주차, 발레파킹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1983년 이후 출생 소비자 가운데 직전 해에 현대백화점 카드로 3천만원 이상 결제한 경우 회원 자격을 부여하는 20~30대 전용 VIP 멤버십을 마련했다. 할인, 무료 주차 등 일반적인 혜택 외에도 명품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면 현대백화점 통합 멤버십 H포인트 적립률을 2배로 올려주는 등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연간 구매 금액이 400만원이면 가입할 수 있는 `레드` 등급을 마련했다. 현재 구매력이 약해도 미래에 큰 손이 될 수 있는 20~30대 소비자를 위해 VIP 가입 문턱을 낮춘 것으로, 연간 외에도 분기별 구매 횟수와 금액에 따른 가입도 가능하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초 젊은 명품족을 끌어오기 위해 기존 VIP 등급을 세분화해 연간 구매 금액이 1천만~2천만원인 소비자를 위한 `제이드+` 등급을 신설했다. 또 연간이 아닌 3개월간 300만원 이상 구매해도 3개월간 제이드 등급을 부여한다.
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영 앤 리치(젊은 부유층)`를 겨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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