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서비스 ‘배짱영업’…이유 있었네 [이슈플러스]

<기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구독 서비스 `카카오 톡서랍` 입니다.

해지를 하려고 했더니 `구독 유지` 버튼만 보입니다.

화면을 한참 내리고 나서야 비로소 `해지하기` 버튼이 나타납니다.

구독과 해지가 동일한 화면에서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교묘히 피해 간 겁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구독 서비스 해지가 소비자 원하는 대로 잘되지 않아서 소비자 피해가 많았죠. 이거에 따라 권익위 권고안이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소비자가 해지하기 위해 버튼을 찾는 것이 수월하지 않다고 하면 그야말로 소비자로 하여금 실질적으로 해지를 막는 소비자 기만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멜론의 경우, 애플 휴대폰 사용자는 앱 내에서 해지가 불가해 따로 웹사이트를 찾는 수고를 들여야 합니다.

이처럼 해지가 어렵다 보니 무료 사용 기간이 지난 후 자동 결제로 넘어가고, 문제를 느끼더라도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다빈 / 서울시 영등포구 : 해지 과정이 복잡해서 소액이다 보니 그냥 무시하고 사용하는 것 같아요.]

문제 제기가 많았던 넷플릭스, 왓챠 등 유명 OTT 경우, 약관상 무료체험 종료 전 회원 통지 조항을 마련하고, 결제 이후 7일 이내에 해지하면 환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엑스프로파일 등 상당수 중소 어플들은 여전히 배짱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중도해지 시 환불 규정이 아예 없는 곳도 많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구독 서비스 사업자가 결제일 일주일 이내에 이용자에게 요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알리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권고 수준에 불과했던 관련 지침 대신 사업자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 : 구독 경제 사업이 날로 번창하고 있는데 실제로 소비자는 결제일에 결제되는 걸 모르고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결제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요. 이걸 사전에 고지해 주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발의하게 됐습니다.]

매년 폭발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 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적절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