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온라인 신선식품업체 마켓컬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가 공모가 대비 주가가 30% 이상 떨어진 중국 온라인 식품 유통업체 미스프레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건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방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밝힌 마켓컬리.
미국과 한국 중 어느 곳이라 못을 박지는 않았지만, `제2의 쿠팡`을 꿈꾸며 미국 중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만년 적자 상태인 쿠팡이 미국 시장에서 후한 평가를 받은 만큼, 마켓컬리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실제로 마켓컬리는 상장 계획을 밝힌 뒤, 식품 외에도 가전과 여행, 뷰티 등 상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다수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켓컬리의 이 같은 행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마켓컬리의 비교 대상은 쿠팡이 아니라 중국의 미스프레시와 딩동마이차이라는 겁니다.
둘 다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창고형 음식료품 기업으로, `전지창 방식`으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한다는 점이 마켓컬리와 유사합니다.
전지창 방식은 오프라인 매장 없이 인구 밀집지역에 물류창고를 설치해 소비자에게 신속 배달하는 방식입니다.
이들은 중국 온라인 식품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등에 업고 미국 증시에 상장했지만 성적은 초라했습니다.
나스닥에 상장한 미스프레시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30% 이상 떨어졌고, 딩동마이차이는 공모 자금 규모를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아직까지 두 기업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 상대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당장 알리바바나 징둥닷컴 같은 인터넷 공룡과 싸워야 하는데, 도심 지역을 제외하면 이들과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창사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못 낸 마켓컬리 역시 식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쿠팡과 이베이를 인수한 이마트, 후발주자 오아시스 등과 맞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안지영 / IBK투자증권 연구원: 이커머스의 (유통시장) 온라인 침투율이 50%를 넘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더 이커머스 중심의 소매업으로 전환된다면, 훨씬 더 물류라든가 배송에 대한 투자의 속도가 높아질 것이고, 투자의 강도도 세질 것입니다. (이커머스 뿐 아니라)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유통업체들까지 (뛰어들면서) 이커머스 시스템에 대한 경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는 "연내 전국 단위 배송을 준비 중이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역성장 중인 중국 플랫폼과는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마켓컬리가 제2의 쿠팡이 될 지, 제2의 미스프레시가 될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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