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한 노조인가"…식상한 파업에 MZ세대 분통

신재근 기자

입력 2021-07-08 17:50  

MZ세대, 기성세대 파업 방식에 반발
공정한 성과체계 요구

올해 대기업 노조가 지난해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노사가 대승적으로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면, 올해는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벌써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크레인을 점거 후 고공 농성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73.8%가 파업에 찬성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노노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노 갈등은 노조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기성세대와 사무직 중심의 MZ세대 간에 이뤄지고 있다.
기성세대가 `정년 연장`과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한다면, MZ세대는 철저하게 성과주의를 내세우며 회사가 실적을 올린 만큼, 공정하게 이를 분배하길 바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출범한 현대차 사무·연구직 노조는 생산직 노조의 파업 결의에 대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부담은 돌고 돌아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아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기존 노조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본인을 현대차 소속 MZ세대 직원이라 밝힌 한 청원인은 "노조가 선배들의 정년 요구에 불만을 가지지 말라는 말까지 하며 MZ세대의 미래 임금을 포기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현대차 노조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주는 집단 중에 가장 심한 박탈감을 주는 집단"이라며 "현대차의 시간당 생산량은 전 세계 꼴찌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에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자,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이에 반기를 들고 있다.
한 MZ세대 직원은 "노조를 이루는 주 연령층이 40~50대이기 때문에 젊은 직원들과 생각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을 대변하기보다는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아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성과 평가 제도가 보다 성과와 연관돼서 보상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일방적으로 집단적인 요구가 이뤄진다고 해서 그 부분을 들어주는 형태로 계속 진행돼서는 기업도 추가적인 인력을 채용하는 데 있어 소극적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부분들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과와 연동된 보상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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