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본인시설 묵은 경호요원 숙박비 6천만원 청구

입력 2021-07-09 07: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퇴임 이후 경호를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시설에 묵은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숙박비 5만 달러(약 5천700만 원) 이상을 정부에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밀경호국이 공개한 지출 내역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뉴저지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은 지난 5월 경호국 요원들의 숙박비로 1만200달러(약 1천200만 원)를 청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퇴임 직후부터 거주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도 경호 숙박 명목으로 5월 초까지 4만 달러(약 4천600만 원) 이상을 청구해 받아 갔다.

트럼프는 마러라고에서 살다가 5월 9일부터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에 묵고 있는데, 여기에서 경호요원들이 1박에 566달러를 들여 18일 동안 숙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액수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5월 28일부터 7월 초까지 경호요원들이 추가로 숙박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1월과 2월, 5월에 트럼프가 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에 도착하지 않았을 때도 경호요원들의 숙박비 3천400 달러가 별도로 청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지출 내역과 관련한 문의에 트럼프 측은 답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경호국 측도 경호 업무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가 현직이었을 때에도 마러라고 등 자신 소유의 시설은 정상회담이나 자녀 경호, 참모 등의 숙박을 위해 총 250만 달러(약 29억 원) 이상을 청구했다.
물론 현직일 때나 전직일 때나 대통령 소유 시설이 경호국 요원의 숙박비를 청구하지 못 하게 하는 법 조항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비밀경호국은 지휘소와 회의 장소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경호 대상 근처 시설에서의 숙박비를 지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경호 명목 숙박비 청구 규모는 유사 사례와 비교해 봤을 때도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WP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재임 시 델라웨어주 자신 소유지에 있는 숙박시설에서 경호요원 숙박비로 매달 2천200 달러를 청구해 2011∼2017년까지 총 17만1천600 달러(약 2억 원)를 받아 갔다고 WP는 보도했다.
다만 바이든은 취임 후엔 경호국 숙박비를 청구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WP는 "트럼프의 취임 첫날부터 습관은 퇴임 후에도 여전하다"고 했다.
트럼프는 연간 21만9천 달러(약 2억5천만 원)의 전직 대통령 연금을 받는다.
비영리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은 "트럼프는 분명히 경호국 경호를 받아야 하지만 그가 소유한 기업이 나랏일과 관련된 게 아니기에 그에게 제공되는 경호 명목 숙박은 무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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