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저소득국 지원을 위한 특별인출권(SDR) 재배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는 10일(현지시각) G20 재무장관회의가 진행 중인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묻는 SDR 재배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IMF 회원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가상적인 국제 준비자산이자 통화다.
이번 면담에서 양측은 세계 경제 조기 회복과 경제 구조 전환을 위한 정책 방향 등을 주제로 이야기가 논의됐다.
앞서 지난 4월 화상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6,500억 달러 규모의 SDR 일반 배분액 가운데 선진국에 돌아가는 금액 일부를 저소득국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한국은 IMF SDR 재배분에 참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SDR 활용 방안으로는 저소득국 지원기금(PRGT) 대출 재원 확대, 기후변화에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신탁기금 설치 등을 제시했다.
그는 "SDR 재배분에 보다 많은 나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자발적 공여분이 외환 보유액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올해 말로 예정된 자본 흐름에 관한 IMF 기관견해 재검토 시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각국이 처한 경제 여건 등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기관견해는 각국 경험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검토되고 있다"며 "한국의 거시건전성 조치 관련 정책 경험 공유를 바란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같은 날 리시 서낙 영국 재무장관과 만나 양자 면담을 가졌다.
양국 장관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괄적 이행체계(IF) 참여국 139개국 중 130개국이 동의한 디지털세 잠정 합의안, 기후재원 확대, 탄소가격제에 대해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탄소가격제와 관련해, 한국이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탄소세·탄소국경세 등을 도입할 경우 기존 정책과의 정합성 및 중복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낙 장관은 "탄소가격제는 국가별 각기 다른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다른 방법을 채택하더라도 이에 따른 효과는 동일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서낙 장관은 기후관련 재무정보 국제기준 마련과 공시 의무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적 기준 마련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의무화는 각국 여건 등을 감안해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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