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빅3' 금융복합기업 지정…이중규제 현실화됐다

<앵커>
금융당국이 삼성과 현대차 등 금융계열사를 보유한 그룹들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했습니다.

주로 대형 보험사를 보유한 그룹들이 지정됐는데, 위험관리나 자본평가 등 이미 기존에 감독받고 있는 부분들을 또 한 번 규제해 `이중규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삼성과 현대차, 한화, 교보, 미래에셋 그리고 DB가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에 2개 이상의 금융업을 영위하는 집단을 매년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보험업계 `빅3`를 비롯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보유한 현대차도 첫 규제 대상이 됐습니다.

이들은 앞으로 금융복합기업집단법에 따라 보고와 공시의무가 강화되고,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기준을 마련해 주기적으로 금융당국의 평가를 받게 됩니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100% 미만이거나 평가 등급이 4등급 이하인 경우에는 경영개선계획을 당국에 제출해야 합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법 시행을 통해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금융기업들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인데, 과도한 `이중규제`라는 논란은 여전히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보험사들은 이미 보험업법에 따라 내부통제나 위험관리 등을 규제받고 있고, 오는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지급여력비율도 당국의 권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당국의 평가항목에는 자본적정성이 포함되는데,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회사 지분율이나 출자금액 등을 위험가산자본으로 지정하는 부분도 논란입니다.

자본적정성을 맞추기 위해선 비금융사 지분매각이나 추가 자본확충 과제가 발생하는데, 삼성전자 지분 약 8%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이 첫 타깃입니다.

[금융권 관계자 : 위험하다는 가정 하에 위험자산에 가중치를 둔다는 것인데, 삼성전자가 위험하다는 것 자체가… 위험을 인식하는 정도가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겠는데, 은행권이든 보험권이든 자본적정성 평가할 때 이런 부분들을 반영하고 있는데, 금융그룹통합법상 또 추가로 이것을 반영한다는 것은 중복인 부분이 있다…]

정작 금융권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들은 금융업 자산규모가 기준치에 미달해 해당 규제에서 벗어난 점도 금융권의 불만을 키웁니다.

빅테크와의 생존경쟁에서 자본규제까지 추가로 떠 안게 된 금융권, 이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