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실패와 경영진의 불법행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이 재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직 몇 가지 넘어야 할 산도 남아 있습니다.
정재홍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에 제시한 거래 재개 조건은 크게 3가지입니다.
대규모 자본금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 경영진 전면 교체입니다.
엠투엔이 신라젠 유상증자를 위한 600억 원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엠투엔은 신라젠 지분 20.75%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사모펀드를 조성해 오는 8월 말까지 400억 원의 운영자금을 유치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 전면 교체가 단행되면 표면적으로 거래 재개 요건은 모두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은 남았습니다.
엠투엔은 자기자본의 약 90%가 넘는 인수대금 600억 원을 KB증권에게 차입했는데, 엠투엔이 추진하고 있는 유상증자가 성공해야 합니다.
또 항암후보물질 `펙사벡`에만 의존하다 위험이 커진 만큼 다양한 신약후보물질 도입으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신라젠 관계자는 "신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거래소 심사를 들어갈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달 신규후보물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배임수재죄로 실형을 받았던 서홍민 엠투엔 회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서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화그룹이 과거 제약(드림파마)과 바이오사업(구 한화케미칼)에서 손을 뗀 바 있어 그룹 차원에서의 지원은 없다는 게 재계의 시각입니다.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문제가 됐던 신라젠이기에 투명성 확보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평가입니다.
거래정지로 발이 묶인 신라젠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6만 8,778명입니다.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이제부터는 엠투엔 측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재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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