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를 반대하기 위해 진행된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 한국 시장에선 어떻게 됐을까요?
공매도 폐해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지만 단기 급등과 공매도 거래 증가 등 다수 부작용으로 개인 피해가 우려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매도 문제를 알리기 위해 15일 에이치엘비를 대상으로 시범 경기를 치른 한국판 게임스톱(K-스톱) 운동.
미국에서 개인들이 헤지펀드 공매도에 대항하기 위해 게임스톱 주식을 매수하고 주가가 폭등한 사례를 본 딴 겁니다.
[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길게 이어가면서 공매도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공매도 세력이 손쉽게 돈을 버는 구도를 개인도 같이 벌 수 있는…]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효과에 대한 기대보단 우려감이 큽니다.
지난 15일 에이치엘비 주가는 일명 `K-스톱` 운동 소식으로 최대 22% 급등했다가 실제 오후 3시 K-스톱이 시작되자 5%로 상승폭이 크게 줄어 거래를 마쳤고 오늘(16일)은 아예 하락 마감했습니다.
주최 측은 시범전이라 개인들이 가용 자금의 10%로만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하지만 단기 급등에 그쳐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 사례처럼 뚜렷하게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가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외국인의 경우 공매도 상환 기간이 길어 K-스톱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이렇다 보니 공매도를 줄이려 했던 K-스톱 운동이 오히려 공매도를 부추기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15일 에이치엘비 공매도 거래대금은 159억원으로 전날의 8억원에서 20배 가까이 늘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대차도 40만주 증가해 대차 잔고는 지난달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 공매도 세력이 있다면 주가가 올라갈 때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더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더 높여서 팔 수 있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시장질서 교란 또는 시세조정, 선행매매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 역시 부담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공매도 세력과 개인 투자자들 양측 모두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거래소는 관련 법 적용 여부가 모호하다는 점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임스톱 운동 시세 조종 여부 조사 결과를 참고해 대처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효과와 대상 종목의 적정 주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주식투자연합회 측은 다음 달 15일 전후 본격적으로 K-스톱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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