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랠리에도 영업적자..."하반기 반등 가능"

최진욱 기자

입력 2021-07-2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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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가 가격상승 직격탄...줄줄이 영업적자
증권사 목표주가 줄하향...일부에선 주가에 선반영

올해 2분기 조선업계 실적 시즌 포문을 연 한국조선해양이 `어닝 쇼크`(실적충격)를 기록하고 나머지 `빅3`도 적자가 예상되면서 조선업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 한국조선해양 `어닝 쇼크`에도 주가 반등…"이미 반영"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지난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72% 오른 13만2천원에 마감했다.
앞서 21일 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8천973억원으로 작년 동기(영업이익 929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 영업손실 전망치(1천103억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였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미포조선 역시 이날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손실 1천922억원을 공시한 뒤 소폭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주가 조정으로 조선업계 주가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적은 상태인데다 대규모 영업손실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을 필두로 조선업계 주가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주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상승 랠리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후 조정을 받기 시작해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실적 발표일 직전까지 주가가 5월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상승으로 대규모 공사손실충당금을 인식한 것이 2분기 영업손실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데, 이 역시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후판 가격은 연초 대비 60%가량 뛰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판 관련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이미 알려져 있던 내용"이라며 "주가도 최근 조정을 통해 이를 일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컸던 이유는 회사 측이 후판 가격에 대해 생각보다 보수적 가정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목표가는 낮아졌지만…"오른 후판가, 조선가격 전가 가능할 것"
2분기 어닝쇼크로 증권사 목표가 하향은 불가피해졌다.
이미 대신증권(18만8천원→18만원), 삼성증권(17만6천원→16만8천원), 신한금융투자(18만원→15만원), 메리츠증권(15만2천원→14만7천원) 등이 한국조선해양 목표가를 줄줄이 낮춰 잡았다.
현대미포조선에 대해서도 대신증권(9만8천원→9만5천원), 메리츠증권(8만9천원→8만5천원), 신한금융투자(13만원→10만원), KB증권(8만2천500원→7만8천원) 등이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후판가 상승 여파에 내달 초 실적 발표 예정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2분기 영업손익도 각 583억원, 1천379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하반기 이후 후판 가격 상승분이 선가에 반영되면서 조선업계가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은 6월 누계 수주액이 153억달러로 연간 수주 목표의 91.4%를 달성했다"면서 "곳간을 충분히 채운 상황에서 급격한 원가 상승분을 선가에 전가하려는 영업전략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여 년간 업황 악화로 조선소의 퇴출이 이어지면서 공급은 감소했다"며 "당분간 공급 측면에서 신규 진입자 출현 가능성은 희박해 재료비 인상을 신조선가에 전가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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