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당국이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마스크 지침을 다시 강화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7일(현지시간) 전화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가을 학기부터 초·중·고교에서 학생은 물론 교사, 교직원 등 모든 사람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는 권고도 내놨다.
월렌스키 국장은 "델타 변이의 전파를 예방하고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위험 지역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델타 변이와 관련해 새로운 과학 데이터가 나와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지침을 업데이트할 수밖에 없었다"며 델타 변이에 감염된 일부 백신 접종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날 CDC의 마스크 지침은 권고 사항으로 도입 여부는 각 주와 지방정부가 최종 결정한다.
CDC의 지침 변경에 앞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를 비롯한 몇몇 지방정부가 최근 선제적으로 마스크 규제를 재도입한 만큼, 다수 지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마스크 지침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버티던 CDC가 한 발짝 물러선 것은 변이 유행으로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돌파 감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48% 급증하고 입원율도 상승 중이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의 83%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마스크 지침 수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전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으로부터 새 마스크 지침을 보고받았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또 이날 회견에서 월렌스키 국장은 대부분의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백신 미접종자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백신의 효용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정부 공무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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