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늦기 전에 금리 올려야...적정 기준금리 2%"

최진욱 기자

입력 2021-07-29 09:40  

'테일러 준칙' 존 테일러 "인플레 압력 일시적 아냐"
존 테일러 미국 스탠포드 대학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에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활용하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의 창안자인 테일러 교수는 한국경제TV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생한 경기불황을 막기 위해 추진된 완화적 통화정책과 대규모 재정지출은 전환점을 맞았다고 강조했다.
테일러 교수는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 아니라면서 연준이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자신은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을 선호하지만 연준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성장률과 잠재 경제성장률의 차이인 GDP갭과 실제 물가상승률과 목표 물가상승률의 차이인 인플레이션갭에 가중치를 부여해 기준금리를 산출하는 자신의 이론에 따르면 적정 기준금리는 이미 2%를 넘어섰다고 테일러 교수는 설명했다.
따라서 연준이 지금부터 한 번에 50bp(0.5%)씩 금리를 올리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정상화 되겠지만 진짜 위기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한발 늦고, 모두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고 여기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신속하게 복귀해야만 시장이 놀라지 않을 것이고 그에 따라 자산가격의 버블도 터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테일러 교수의 논리였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테일러 교수는 기준금리 0.5%는 지나치게 낮다며 서둘러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 4차 대유행 이전에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해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관련해 테일러 교수는 근본적인 펀더멘털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고 부정적인 면도 많았지만 기술발전 등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와 증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선 훌륭한 통화와 재정정책, 투자 등이 필요한데 규제와 세금이 기업의 발목을 잡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테일러 교수는 팬데믹 때 일어났던 일들이 우리가 그 동안 해 왔던 일, 특히 좋은 정책들을 흐트러 놓치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여러 면에서 정말 훌륭한 예를 보여줬다면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더 넓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면서 한국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이번 팬데믹을 통해 얻은 소중한 교훈이라고 마무리했다.

아래는 존 테일러 교수와 나눈 특별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Q. 인플레이션, 일시적인가?
A. 저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됩니다. 물론 최근 나아졌지만, 이전부터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지표들을 보았죠. 기준금리는 과거 기준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통화 팽창도 매우 강하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떤 조치가 필요합니다.

Q. `테일러 준칙`에 따른 미국의 적정 금리는?
A. 먼저 금리 인상은 천천히 해야합니다. 시장을 무섭게 하고 싶지는 않잖아요. 다만 현재의 인플레이션 지표와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적정 금리는 2%를 넘어갑니다. 그러니 연준은 50bp씩이라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올 연말에 금리 수준을 정상으로 되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연준은 자신들의 정책금리가 한발 늦는 것을 원치 않아요. 진짜 위기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한발 늦고, 모두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고 여기는 순간입니다. 그러면 너무 멀리 갈 수 있어요. 이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양호한 성장 경제로 나아가길 원합니다. 물가상승률은 2%대로 유지해, 혼란을 만들지 않길 바라죠. 그들이 더 빨리 움직일 수록 매끄러운 작업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Q. 자산시장 거품 붕괴에 대해?
A. 저는 정책이 민감하게 움직이고, 보통으로 돌아간다면 거품 붕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서프라이즈`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것이 연준이 늦지 않게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갑작스런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요. 현재 경제 상황, 특히 경기 회복 수준이 연준의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과 인플레이션율이 더 많이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통적인 정책으로 돌아갈 시기입니다. 과거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잘 작동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꼭 테일러 준칙이 아니더라도요. 중앙은행이 빨리 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돌아가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Q. 각 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평가한다면?
A. 항상 걱정됐던 부분입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서로를 쳐다보고 또 서로를 따르곤 해요. 유럽중앙은행(ECB)은 이제 2%의 인플레이션에 다다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美 연준과 달리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를 명확하게 하지 않아요.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를 매우 분명히 했죠. 그리고 저는 그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정책과 대응이 있는 것이죠. 다른 중앙은행들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시장에는 "우리가 너무 간 것 아니냐"라는 `긴축 발작(테이퍼 텐트럼)` 우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는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종종 "美 연준이 움직였으니, 너도 움직여야 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유럽과 아시아에 모두 해당된다는 점입니다. 이제 각자의 상황을 마주해야 해요. 각 나라는 다른 상황에 처해있어요.
Q. 한국은행, 금리 인상 필요한가?
A.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때라 생각합니다. 저도 아시아에 많은 질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은 그 중에서 좋은 상황에 있었죠. 하지만 0.50%의 기준금리는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저는 서두르라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 시장이 중요하고, 정부도 이를 알고 있어요. 원칙을 다시 강조하자면, 전통적인 정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금리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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