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9만2천원 제시...10만전자 '첩첩산중'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대해 증권사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도 나왔다.
30일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종전 10만5천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서버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이고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반도체 경쟁력에 대해 기우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도 "그런데도 세트(완성제품) 매출과 반도체 출하 사이에 미스매치와 내년 상반기 업황에 대한 의구심은 미제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닝(실적)은 차고 넘쳤지만, 비전·전략·변화 등 그 무언가는 부족해 보였다"며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했던 그 무언가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전 세계 기업 중 매출과 이익이 모두 10위권 안에 드는 곳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애플, 아람코, 아마존 등 4개 업체에 불과할 정도로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너무나 박해 보인다"고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매출액을 278조원, 영업이익 51조원, 순이익 42조원으로 제시하며 내년 실적 전망치 하향에 따라 목표가를 9만4천원에서 9만2천원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종전 보고서에서 내년 전망치는 매출 273조원, 영업이익 50조원, 순이익 43조7천억원이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수요 둔화, 메모리 설비투자액(Memory Capex) 상향 조정,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배수 하락 추세 등 리스크 요인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어 향후 반도체 호황 지속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메모리를 중심으로 연간 이익 전망은 상향 조정하나, 최근 메모리 업종의 주가 조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한다"면서 목표가를 11만3천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목표가를 10만원으로 유지하면서도 "수요의 둔화 가능성과 이로 인한 메모리 공급과잉, 가격환경의 하락 전환이라는 우려를 시원하게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고점 논란이 해소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타이트하고 서버 수요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상승 사이클의 방향성은 여전하다. 전방 재고가 소화될 시간이 지나면 고점 논쟁은 약화할 전망"이라며 "우려는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서승연 흥국증권 연구원도 "일부 시장 우려와 달리 현저히 낮은 공급사 재고, 공급망 확보 차원의 재고 축적 수요, 세트 신제품 출시 효과에 기반해 D램 판가 상승 흐름이 올해 하반기(2H21)에도 지속된다는 기존의 시각을 유지한다"고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실적 개선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날 실적 발표 후 파운드리 부문에서 작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과 큰 폭의 실적 상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부진했던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대비 실적의 기여는 제한적이지만 동 부문에서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50조원을 순매수 했고,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선주만 30조원을 사들였다.
올해 1월11일 9만6,800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8일 7만8,10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30일 오후에도 7만8,600원으로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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