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어제 이의제기 접수가 끝났는데요. 경총과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3곳이 이의신청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 회의 도중 집단 퇴장하기도 하고, 총파업 투쟁하겠다고 엄포했던 민주노총은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의제기를 할 정도는 아니다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 경영계만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한 것은 그만큼 받아들이기 무리한 수준이라는 거겠죠?
<기자>
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과도하다, 최저임금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결국 취약계층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니 재심의를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중위임금 대비 60%를 넘어 선진국 최상위권에 도달해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상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 달라는 주장입니다.
<앵커> 어떻게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2~3일간 이의신청서를 검토한 뒤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 취재를 해보면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결정권을 쥔 안경덕 고용부 장관이 경영계의 이의신청을 거부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결정의 절차상 내용상 문제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큰 하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용부가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최저임금은 8월 5일 확정고시됩니다.
<앵커> 그렇다 하더라도, 최저임금 결정이 7월 12일 밤에 됐으니까, 코로나19 4차 대유행 이전이었죠. 때문에 4차 대유행으로 인해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잖아요?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은 경제성장률은 기재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3개 기관의 경제성장률 평균치 4%와 물가상승률 평균치 1.8%를 합하고, 취업자 증가율 0.7% 을 빼 5.1%를 산출했습니다. 그런데 7월 중순부터 시작된 4차 대유행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죠. 7월 수출이나 카드매출액 등 실물지표에는 아직 뚜렷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소비자나 기업 심리 지표는 일제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과 직결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타격이 본격화됐습니다. 때문에 이를 반영해 최저임금을 재심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고용부는 그동안 재심의가 한차례도 없었던 기존 관행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이번까지 18년동안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한차례도 번복된 사례는 없습니다. 고용부 장관이 재심의를 요청한다는 것은 오랜관행를 깬다는 건데 전통관료 출신인 고용부 장관에게 이런 결단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일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이어질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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