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르니 쌀농사 짓겠다"…폭등하는 쌀값, 이유는?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8-03 17:32   수정 2021-08-03 17:33

    # 비어가는 곡간

    <앵커>

    다음 키워드는 `비어가는 곡간` 입니다.

    <기자>

    네, 밥 먹을 때 `젓가락질 잘하는 것`만 고민하시면 안되겠습니다.

    요즘 계란이나 대파, 양파 등의 가격도 올랐다고 하지만 알게 모르게 비싼 게 바로 쌀인데요.

    대형마트에서 파는 쌀 20kg 한 포대가 6만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감이 안오시는 분들 계시겠죠. 1년 전보다 20% 정도 비싼 겁니다.

    <앵커>

    쌀값이 왜 이렇게 비싸지는 겁니까? 이것도 기상이변 때문인가요?

    <기자>

    네, 그렇긴 한데 올해가 아니라 작년의 기상이변 때문입니다.

    지난해 유난히 긴 장마와 태풍이 왔던 것 기억하시죠?

    그 때문에 흉작으로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6%나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밥을 먹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쌀값마저 뛰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앵커>

    작년에 흉작이 왔으면 정부도 미리 여기에 대응을 해야 되는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정부도 대응을 안한 건 아닙니다.

    쌀값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비축해 놓은 쌀, 그러니까 비축미를 공급했는데요.

    바로 쌀이 부족해 수급이 불안해 지거나, 자연재해, 전쟁 등의 식량위기에 대비하는 제도, `공공비축제`를 활용한 겁니다.

    이 제도에 따라 정부가 이번에 정부의 비축미 8만t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결정했는데,

    올해만 벌써 5번째 비축미 공급 카드를 꺼내 들어 쌀값을 안정화하려는 겁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정부가 올해 공급한 비축미의 총량은 37만t에 달하게 됩니다.

    <앵커>

    비축해뒀던 37만t을 공급했다. 이게 얼마나 되는 수준이죠?

    <기자>

    이번 조치로 정부 곳간에 남아있는 비축미는 199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고요.

    정부가 매년 비축하는 물량이 35만t인데, 이를 넘어선 수준까지 재고량을 풀게되는 셈입니다.

    이 물량까지 계획대로 공급이 끝나면 남겨진 비축미 물량은 14만t밖에 되지 않습니다.

    <앵커>

    곡간이 이제 거의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렇게 비축미를 공급했다면 쌀값이 안정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럼에도 가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쌀값이 지난해 가을 이후에 오름세를 보이는 데다,

    쌀 가공품인 막걸리와 떡, 즉석밥과 즉석식품 등의 가격이 동반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정도로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하다 라는 뜻이 되겠죠.

    <앵커>

    밥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 쌀이 부족해진다는 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 아닙니까?

    북한이 식량난이 심각하다는데 우리도 비슷한 상황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기자>

    상황은 추수기인 9월에 달렸다는 분석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수시기인 9월부터는 공급량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는데,

    심지어 공급과잉 탓에 쌀값이 크게 하락할 거라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작년에는 흉작이었는데 올해는 풍작인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쌀값이 오르면서 지난해 벼농사 순수익이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거든요.

    이렇다 보니 올해는 벼농사를 짓겠다는 농민이 늘었는데 이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벼 재배 의향 면적을 조사한 결과 72만 9,000ha로 나타나,

    전년 재배면적보다 0.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간 재배면적이 2% 정도 감소세였던 걸 감안하면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벌써 20%나 높아진 쌀값이 과연 얼마나 하락할 수 있을지 상황을 좀 더 보긴 해야겠는데,

    그러면 다음달이면 쌀값 걱정은 더이상 안해도 되는 걸까요

    <기자>

    정부 예상대로 오히려 가격이 평년보다 더 하락하게 된다면 농민들의 우려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집밥` 수요가 감소하면 쌀 소비가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농사가 너무 안 돼도, 또 너무 잘 돼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서

    9월 수확 철이 다가올수록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공공비축미 제도를 이럴때 잘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후문제가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까지 온 것 같은데 농사의 소중함을 깨닫는 요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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