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조 원에 육박했다.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7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권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 2천억 원으로 6월 말보다 9조 7천억 원 늘었다.
7월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58조 4천억 원)이 한 달 사이 6조 1천억 원 불었다.
주담대 증가폭은 지난 2월(6조 5천억 원)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잔액 280조 8천억 원)은 3조 6천억 원 늘었다.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 관련 대출 상환이 있었던 6월(1조 3천억 원)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매매와 전세거래 관련 개인과 집단 대출이 골고루 비슷한 규모로 상당폭 늘었고, 기타대출의 경우 7월 카카오뱅크 등 연이어 있었던 공모주 청약 관련된 자금수요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기업별 대출을 보면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4조 2천억 원)을 포함해 정책금융기관의 금융 지원, 7월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자금 수요로 한 달 새 9조 1천억 원 불었다.
대기업의 은행 대출 잔액은 분기 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의 영향으로 2조 3천억 원 증가 전환했다.
박성진 차장은 7월부터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함께 금융기관들의 대출 관리 노력이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자금 수요와 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 수요가 상당히 커 앞으로 남은 하반기에도 가계 대출 증가세는 둔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상당 부분 은행권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소득이나 신용도가 낮은 가계들이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일부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증가폭은 6월 34조 5천억 원에서 7월 2조 5천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언제라도 빼서 필요한 곳에 쓰기 쉬운 단기자금 성격의 수시입출식 예금이 6조 5천억 원 감소 전환한 요인이 컸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와 결제성 자금 확보 등을 위한 기업예금 확대 등 계절적 요인과 함께 7월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기업예금 인출 등이 이유로 풀이된다.
정기예금은 1조 3천억 원 증가했지만 6월(3조 2천억 원)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7월 한 달간 30조 4천억 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고 여유자금과 전분기 말 유출됐던 은행 자금 유입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27조 1천억 원의 자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채권형 펀드는 5천억 원 줄었지만 주식형펀드와 기타 펀드에서는 각각 2천억 원, 2조 4천억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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