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팀 주장을 맡았던 칼리다 포팔(34)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자국에서 여자 축구 선수들이 위험에 처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포팔은 18일(한국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서 메시지를 받는다. 그들은 울면서 `우리는 버려졌고, 집에만 틀어박혀 나갈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은 겁에 질려있다"면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울면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포팔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으로 여자 축구대표팀이 생길 때 핵심 역할을 했고,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축구하는 여성`의 상징적인 존재가 되다 보니 반(反)여성주의 집단 등의 타깃이 돼 살해 위협이 이어지면서 결국 2011년 조국을 떠나 지금은 덴마크에 살고 있다.
포팔은 "선수들은 비디오를 보내며 숨을 쉴 수 없이 두렵다고,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쇼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현 여자 축구 대표 선수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대표팀 트위터 계정을 닫았고, 선수들에게도 소셜 미디어 계정을 없애라고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포팔은 "여성과 소녀들에게 용감해지라고 해왔지만, 이젠 사진을 내리고 소셜 미디어 계정을 없애고 목소리를 내지 말라고 하고 있다. 여성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 왔던 선수들이 지금은 목숨의 위험을 느끼며 살고 있다"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1996∼2001년 탈레반 통치 시절 소녀들은 교육받지 못했고, 여성들은 남성 보호자의 동행 없이는 외출이나 출근도 하지 못했다. 공공장소에선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를 착용해야 했다. 여성의 인권은 폭력으로 탄압됐다.
포팔은 "여성들이 인권과 자유를 위해 나선 20년 동안 우리는 결코 혼자가 될 거로 생각한 적이 없다. 위험을 감수하고 얼굴을 내보였는데, 지금은 `아프가니스탄의 국익은 없다`는 말을 듣고 있다. 누구도 위험에 처한 여성 활동가나 운동선수, 언론인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스포츠 관련 단체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는 그는 "신분이 노출된 여성들을 보호하는 데 힘을 실어달라.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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