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구루들이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저마다 쓴소리를 내놨다.
먼저 월가의 대표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연준이 움츠러들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0일(현지시간) 루비니 교수는 마켓워치의 오피니언을 통해 "연준의 패기에 대한 진짜 테스트는 시장이 경기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 충격에 시달릴 때 올 것"이라며 "아마 연준은 움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준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고려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라는 게 루비니 교수의 평가다.
루비니는 "연준도 대부분 중앙은행들처럼 부채의 함정에 빠져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높게 유지되더라도 너무 빨리 양적완화를 종료하면 채권이나 주식시장 등은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경우 경제의 경착륙으로 다시 양적완화 정책을 재개해야 할 수 있다는 게 루비니의 지적이다. 이는 지난 2018년 4분기와 2019년 1분기 사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고 그는 꼬집었다.
이와 함께 루비니는 "현재 완만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미국과 많은 선진국에서 올라가고 대규모 통화, 신용, 재정 부양책에도 성장세는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 고문이자 전 핌코 CEO인 `채권 구루` 엘 에리언은 연준 의장의 비둘기적 정책은 경제와 금융 안정성 전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엘 에리언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연준은 아마 오는 12월에 테이퍼링을 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고 미 주식 투자 전문 매체 시킹알파는 보도했다. 에리언은 "시장은 (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테이퍼링 일정이 더 늦어질 것으로 결론 내렸다"며 "경제와 금융 안정성 모두 문제가 될 것 같아 걱정이다"고 운을 띄웠다.
특히 "연준의 지나치게 과도한 완화 정책은 기대 인플레이션과 임금 인상 전망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며 "이는 경기 회복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포용 성장세로의 전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에리언도 스테그플레이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델타 변이는 수요를 억제해 경기를 침체시킬 수 있는 동시에 공급망을 교란시켜 가격을 끌어올린다"며 “파월 의장은 델타 변이를 두고 시장에 계속 유동성이 넘치게 하는 구실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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