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3040, 거주 중인 전세집 구입하기도 어려워"

전효성 기자

입력 2021-09-23 11:26  

한국건설산업연구원-KCB, 무주택자 주택 구입 여력 분석

무주택 3040세대가 주택 매수 시장에 진입이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울의 무주택 3040세대는 현재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구입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코리아크레딧뷰로(KCB)는 23일 `CERIK·KCB Housing Market Insight` 3호 보고서를 발간하고 수도권 3040 세대의 잔여 주택 구매여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서는 지금까지 주택을 구매한 3040 그룹은 충분한 구매력을 갖고 있지만, 현재 무주택자로 남아있는 그룹은 비교적 구매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주택시장을 주도한 30대와 40대는 충분한 구매여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공급 신호에 구애받지 않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무주택자가 서울 아파트를 구입할 때 대출을 활용하는 비율은 대체로 늘어나고 있지만, LTI나 DTI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금융 여력이 있는 계층이 시장에 집중 진입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 초 2·4 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급 계획을 밝혔으나 생애 첫 부동산(건물, 집합건물, 토지 포함) 매입자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수도권 무주택자가 주택 매입에 나선 이유로 ▲가점제 및 특별공급 청약 포기 ▲전세가 상승에 따른 `벼락거지` 회피 심리 때문으로 추정했다.

벼락거지란 벼락부자와 상반된 단어로, 집을 사지 않고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자산 형성의 흐름에서 뒤처졌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신조어다.

보고서는 무주택자의 보유 자산, DTI 비율, 현 대출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무주택자의 지역별 주택 구매여력을 분석했다.

서울과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30·40대는 주택가격 상승과 LTV 제약으로 주택매매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은 현재 전세자금만으로는 지역 중위 가격은 물론, 대출을 최대한 실행하더라도 현재 전세로 거주 중인 주택을 구매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일반적으로 임차(전세) 중인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역 중위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저렴한데도 서울에서는 이같은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셈이다.

경기지역은 현재 임차하고 있는 주택을 매수한다면 구매가 가능하지만 지역 중위 수준의 주택으로 이주하려는 경우 여력이 부족하다.

건산연과 KCB는 "무주택 30·40대는 주택 구매 욕구를 갖고 있지만 실제 시장 진입은 어려운 상태"라며 "서울 무주택자들의 괴리감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연령층의 구매 열망에 대한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과도한 주택구매가 주거이동 제약, 깡통전세, 역전세 등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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