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5억원 챙긴 대기업 직원들"…인천 특혜 아파트 공급 '논란'

김원규 기자

입력 2021-09-29 11:04   수정 2021-09-30 00:18

송도국제도시 회사 다니면 아파트 특별공급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직원 등 2년간 558명 당첨
분양 후 1년 만에 프리미엄 5억 이상 붙은 단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외국인투자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민영주택 특별공급’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갑)이 한국부동산원·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제출받은 ‘민영주택 경제자유구역 특별공급 현황’ 자료(2019년 3월~2021년 2월)를 통해 29일 이같이 밝혔다.
경제자유구역 특별공급은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및 입주 기업의 종사자에게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2004년 도입됐다. 외국인투자기업은 외국인투자금액이 1억원 이상이고, 외국인이 해당 기업의 주식총수나 출자총액의 100분의 10 이상 소유하는 등 조건을 갖춘 국내 기업이면 등록할 수 있다. 또 해당 기업이나 기관에 1년 이상 종사한 사람이 입주자모집 공고일 기준 무주택 세대원인 경우 자격이 된다.
그런데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 10곳, 영종국제도시 아파트 단지 1곳에서 27개 기업·기관 등 종사자 558명 중 외국인은 22명, 내국인 536명에게 ‘특별공급대상자 확인서’가 발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별로 보면 2019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셀트리온 170명(외국인 1명), 삼성바이오로직스 97명(외국인 7명), 경신 94명,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60명(외국인 2명), 삼성바이오에피스 25명(외국인 2명), 얀센백신 24명 등 순으로 특별공급 당첨자로 선정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13명, 포스코건설에서도 2명 등도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아파트 단지별로는 2019년 8월 29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한 ‘송도 더샵 프라임뷰’에서는 56명이 경제자유구역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경신 21명, 셀트리온 16명 등이었다. 2020년 3월 13일 분양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의 경우 셀트리온 35명, 삼성바이오로직스 25명(외국인 3명) 등 총 116명(외국인 7명)이 특별공급 대상자로 선정됐다.
2020년 5월 21일 입주자를 모집한 ‘더샵 송도 센터니얼’은 셀트리온 11명, 만도헬라일렉트로닉 7명(외국인 1명)등 모두 31명(외국인 3명)이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같은 해 6월 11일 입주자모집을 공고한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 3차’의 경우 셀트리온 42명, 경신 21명, 삼성바이오로직스 13명, 삼성바이오에피스 3명 등 총 106명이 특별공급 대상자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에는 1월 15일 분양한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은 셀트리온 41명(외국인 1명), 삼성바이오로직스 40명(외국인 3명) 등 118명에게 특별공급 대상자 확인서가 발급됐다.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게 돌아가야 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특별공급 혜택을 정작 국내 대기업 종사자들이 누린 셈이다.
문제는 해당 단지들은 분양 후 1~2년 만에 프리미엄이 5억 내외로 붙은 곳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셀트리온 직원이 특별공급에 당첨된 송도 더샵 프라임뷰 전용 107㎡(A타입)은 호가로 프리미엄이 최대 5억 5,500만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특별공급 대상자로 선정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120㎡(A타입)의 경우 호가 기준 저층이 5억 500만원, 셀트리온 직원이 당첨된 전용 84㎡(A타입)은 프리미엄이 최대 6억원까지 붙은 상황이다. 해당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이 최대 543대 1을 기록한 바 있다. 경제자유구역 특별공급은 경쟁이 거의 없는 평형도 있었다.
천준호 의원은 “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기업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수억원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아파트 특별공급을 준다는 것은 명백한 특혜다”라며 “특별공급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게 돌아가야 하는 만큼 사실상 국내 대기업 종사자에게 주어지는 경제자유구역 특별공급은 폐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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